[비즈니스포스트] 주요 건설사들 대부분이 3분기에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은 주택사업 매출이 늘어나 무난한 실적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공사비는 오른 상태로 유지되고 있지만 선별 수주와 원가 관리로 수익성은 전분기와 유사할 것으로 추정됐다.
 
3분기 실적발표 앞둔 주요 건설사 희비 엇갈려, 현대 삼성 '맑음' GS DL '흐림'

▲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대건설과 함께 3분기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래미안 아파트. <삼성물산 건설부문> 


다만 영업이익 성장률이 두자릿수인 곳이 있는 반면 일부 건설사는 영업이익 역성장이 불가피해 업체별로 온도차이는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일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건설사들이 잇따라 3분기 실적발표에 돌입한다.  

좋은 실적이 기대되는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 1, 2위에 올라있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다.

증권업계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600억 원, 영업이익 2930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2022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1.2% 늘고 영업이익은 9.4% 감소하는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들어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의 40%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바이오사업부문 영업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았는데 올해는 건설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관계사의 하이테크(반도체)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신규수주 목표를 기존 13조8천억 원에서 19조9천억 원으로 높여 잡기도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돌파가 유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건설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7953억 원, 영업이익 2135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3분기보다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38.9% 늘어나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 등 국내외 대형공사가 본격화하고 국내 주택사업부문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도 미국 현대차 공장이 본격화해 매출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는 202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3분기 영업이익률은 직전 분기(3.3%)와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 수익성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6825억 원, 영업이익 2084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2022년 3분기보다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29.8% 증가하는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업계는 올해 초 삼성엔지니어링이 연간 영업이익 6751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지만 10월 기준 전망치는 9900억 원으로 수정됐다.

이는 삼성그룹사 수주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와 화공사업부문에서 물가인상분을 반영한 변경계약 등의 영향으로 풀이됐다.

대우건설은 증권업계가 올해 초 내놓은 영업이익 예상치가 꾸준히 유지되며 흠잡을 곳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8808억 원, 영업이익 1725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2022년 3분기보다 매출은 14.3% 늘고 영업이익은 16.1% 감소하는 것이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하는 것은 일시적 수익의 기고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대우건설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추정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3년 연속 영업이익 신기록 경신의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7537억 원으로 전년 7600억 원과 불과 63억 원 차이에 불과하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주목된다”며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주택건축사업 매출총이익률 7%를 가정한 것으로 대우건설 목표수치인 9%를 달성한다면 실적 추정치를 상향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GS건설과 DL이앤씨는 영업이익 눈높이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낮아지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GS건설은 3분기 매출 3조2988억 원, 영업이익 1239억 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2022년 3분기와 견줘 매출은 11.7% 늘고 영업이익은 0.9% 줄어든 것이다.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여파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2분기 4138억 원의 영업적자를 본 영향이 컸다. 올해 초 증권업계는 GS건설이 2024년에 652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으나 사고 이후 171억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3분기 실적발표 앞둔 주요 건설사 희비 엇갈려, 현대 삼성 '맑음' GS DL '흐림'

▲ 사진은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롯데건설의 매출에 기여하고 있는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지난 3월9일 열린 기공식 모습. <에쓰오일>


DL이앤씨는 3분기 매출 1조8914억 원, 영업이익 937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202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3% 늘고 영업이익은 19.5% 감소하는 것이다. 주요 건설사 가운데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3분기에만 신규수주 4조6천억 원을 하며 수주잔고를 대폭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는 주택부문 3조 원, 플랜트부문 1조 원 등이다. 

DL이앤씨는 지난 8월2일 러시아 우스트-루가 지역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 관련 정정공시를 냈다. 러시아 자회사를 포함해 수주금액이 기존 1조5645억 원에서 1조9천억 원으로 3355억 원 증가한 것이다. 

DL이앤씨는 지난 9월7일에는 충남 천안에 위치한 삼성SDI 원통형 극판 배터리 극판 생산시설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경영상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10월13일에는 3930억 원 규모의 GS파워가 발주한 ‘부천열병합발전소 현대화사업 건설공사’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수령하기도 했다.
 
DL이앤씨는 1천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오다 올해 1분기부터 이를 밑돌았는데 올해 4분기부터는 다시 영업이익 1천억 원 수준의 체력을 회복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건설사들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택사업 매출 증가와 일회성 비용 축소에 따른 이익 안정화가 확인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