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도성 4개 구간 가운데 가장 높이가 낮아 걷기 좋은 길로 유명한 낙산성곽길 모습. <서울관광재단 비지트서울 홈페이지 서울도보해설관광 낙산성곽 코스 소개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는 10월2일 임시공휴일 덕분에 추석 연휴가 길다.
명절 동안 ‘집캉스’를 즐겼거나 조금 일찍 귀경했다면 서울 도심에서 연휴가 끝나기 전 짧은 나들이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6일 동안의 황금 추석 연휴를 맞아 서울 곳곳에서 관광과 문화·체험 행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명절 끝자락에 역사와 전통이 깃든 장소에서 가을 정취까지 느끼고 싶다면 서울도보해설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면 좋을듯하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은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의 전문적 해설을 들으며 도보로 탐방하는 프로그램으로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은 서울관광재단에서 운영한다. 이번 연휴 기간에도 낙산성곽부터 창경궁, 덕수궁 등 서울의 성곽과 궁궐 관광코스가 예약을 받고 있다.
▲ 서울 동대문에서 혜화까지 이어지는 낙산성곽길 밤 모습. <서울관광재단 비지트서울 홈페이지> |
낙산성곽 코스는 조선 초 수도인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벽인 한양도성 구간 가운데 높이가 가장 낮아 걷기 좋은 길로 유명하다.
단풍이 들기 시작한 서울의 가을 햇살을 따라 걷는 낮 시간대와 조선시대 성벽 위에서 해가 저무는 현대의 서울 도심을 즐길 수 있는 ‘미드나잇 in 한양’ 등 두 가지 코스를 시간대별로 고를 수 있다.
낙산성곽 도보해설관광은 서울시 지하철 동대문역 7번 출구 흥인지문(동대문)에서 출발해 한양도성박물관, 이화마을, 낙산공원, 낙산1길, 마로니에공원까지 1시간30분여를 걷는 코스다.
야간 코스는 동대문역 9번 출구에서 시작해 흥인지문, 낙산성곽, 낙산성곽서1길, 낙산공원 놀이마당까지 걷는다. 야간 코스는 오후 6시와 7시에 출발하고 약 1시간이 소요된다.
▲ 서울관광재단 서울도보해설관광 낙산성곽 야간코스. <서울관광재단 비지트서울 홈페이지> |
낙산성곽이 포함된 한양도성은 백악(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의 능선을 따라 축조됐다. 평균 높이는 약 5~8m이고 전체 길이는 약 18.6Km에 이른다. 현존하는 세계 도성 가운데 가장 크고 잘 보존된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로 1396년부터 1910년까지 514년 동안 도성의 기능을 수행했다.
낙산성곽 코스에서는 평소 별 생각 없이 지나쳐 다녔던 흥인지문도 새롭게 다가올 것 같다. 흥인지문은 1936년 태조 5년 건립된 한양도성의 4대문 가운데 하나로 도성 8개 성문 가운데 유일하게 반달모양의 옹성(壅城)으로 둘러져 있다.
서울도보해설관광에서는 정조가 머물고 생을 마쳤던 궁궐인 창경궁을 낮과 밤도 전문적 해설을 곁들어 둘러볼 수 있다.
▲ 서울 창경궁 모습. <서울관광재단 비지트서울 홈페이지> |
창경궁은 성종 14년인 1483년 세조비 정희왕후와 예종비 안순왕후, 덕종비 소혜왕후 등 세 분의 대비를 모시기 위해 창건한 궁이다.
창경궁은 선조 25년(1592년) 임진왜란으로 모든 전각이 소실됐다가 광해군 8년(1616년)에 재건됐다. 그 뒤 다시 인조 시대 명정전, 명정문, 홍화문 등을 제외한 내전이 불에 타 소실되기도 했다.
화재에서 살아남은 명정전은 현재 남아있는 조선시대 궁궐 전각 가운데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로 1985년 국보 제266호로 지정됐다. 명정전은 국가의 큰 행사를 치르고 외국 사신을 맞이하던 장소다. 1544년 인종이 창경궁 명정전에서 즉위하기도 했다.
창경궁 안쪽에 위치한 경춘전은 성종이 어머니 인수대비를 위해 지은 건축물로 정조와 헌종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경춘전 현판은 순조의 어필이다.
창경궁에는 홍화문, 명정문 및 행각, 옥천교, 통명전, 풍기대, 관천대, 팔각칠층석탑 등 보물 7점도 있다.
창경궁 도보해설관광은 창경궁 매표소 앞에서 만나 홍화문부터 옥천교, 명정전, 문정전, 경춘전, 영춘헌, 집복헌, 자경전 터 등을 둘러보는 1시간30분 코스다. 창경궁 밤마실을 원하면 홍화문부터 명정문, 명정전, 문정전, 경춘전, 통명전, 춘당지를 거쳐 대온실까지 걷는 야간코스를 예약하면 된다.
▲ 국보 제226호 창경궁 명정전 모습. <서울관광재단 비지트서울 홈페이지> |
서울도보해설관광 프로그램은 이밖에도 덕수궁, 경복궁, 창덕궁 등 서울의 궁궐들부터 왕릉, 한옥마을, 성균관, 인사동, 용산 한강대로, 전통시장 등 다양한 코스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궁궐 입장료와 교통비 등만 개인이 부담하면 된다.
서울기록원에 추천하는 서울의 옛길들도 걷기 좋은 가을날 좋은 나들이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기록원은 서울시의 ‘서울 옛길 영상기록화사업’을 통해 한양도성 사대문 안 서울 옛길을 지도와 영상으로 기록해 소개하고 있다. 서울 옛길 지도를 따라 걸으면 매일 지나다니던 산책길에서도 새로운 정취를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서울기록원 서울 옛길 가운데 옥류동천길은 인왕산 자락의 수성동계곡에서 시작해 통인시장을 거쳐 경복궁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수성동계곡은 물 소리가 크다는 뜻에서 ‘수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서울기록원은 옥류동천길이 조선시대에도 경치가 좋기로 소문나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이 많이 찾았던 길이라고 설명했다.
안평대군의 옛 집터가 이 일대에 있었고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이 수성동계곡을 화폭에 담기도 했다. 겸재 정선의 그림 ‘장동팔경첩’에 나오는 다리는 현재 계곡 초입에 있는 기린교와 그대로 닮아있다.
▲ 서울기록원의 서울 옛길 지도 가운데 제생동천길에 포함된 돈화문로 모습. <서울기록원 유튜브채널 아카이브서울에 올라온 서울 옛길 홍보영상 갈무리> |
서울 옛길 지도의 북영천길은 종묘에서 창덕궁으로 이어지는 궁궐 담장을 따라 난 길이다. 조선시대 창덕궁 경비를 담당하던 훈련도감 본영인 ‘북영’에서 이름을 따왔다. 조선 후기 서민들의 질병 치료를 관장하던 의료기관 ‘제생원’을 지나는 제생동천길은 북촌로에서 돈화문로까지 연결된다.
서울시 한강 공원들과 서울공예박물관, 서울식물원 등에서도 다양한 공연과 전시 등이 열리고 있다.
서울 반포한강공원 새빛섬 일대에서 진행되는 ‘’한강 K-콘텐츠 페스티벌‘ 3일까지 해외 인기 K-콘텐츠 캐릭터들의 대형 조형물들이 전시된다. 뚝섬한강공원에서는 10월27일까지 매주 금요일 밤에 드론 700~1천 대를 활용한 ’2023 한강 불빛 공연, 드론 라이트쇼‘가 펼쳐지고 있다.
연휴인 1일 저녁에는 7시부터 7시50분까지 구석구석 라이브공연이 진행되고 8시부터 10분 동안 드론 라이트쇼도 진행된다.
서울공예박물관에서는 올해 한가위 문화행사로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오후 4시 국악전자유랑단의 야외공연이 열린다. 국악전자유랑단은 우리 전통가락에 EDM(전자음악) 비트가 더해진 퓨전음악과 사자춤, 봉산탈춤 등 전통연희를 선보인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번지에 위치한 서울식물원은 10월3일까지 식물원 안 곰돌이정원에서 윷놀이, 투호놀이, 활쏘기, 공기놀이 등 전통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식물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놀이에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식물원 기획전시인 ‘빛이 깨울 때’도 추석 연휴에도 볼 수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