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TSMC 동맹이 누려오던 경쟁우위가 점차 약화되면서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스마트폰’ 사업에도 기회가 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애플-TSMC 동맹이 구축한 기술적 우위가 점차 약해지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에 새로운 기회가 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스마트폰 사업이 안드로이드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만큼 애플과 TSMC를 동시에 추격하는 바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전기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15프로 시리즈에 새롭게 탑재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7프로’의 성능 향상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A17프로의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전작보다 최대 10%, 그래픽처리장치(GPU)성능이 20% 향상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GPU 성능 향상이 연산과 계산을 담당하는 핵심부품 코어를 기존 5개에서 6개로 늘린 효과일 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영국 IT제품 평가지 ‘트러스티드 리뷰’는 “애플은 A17프로의 GPU가 기존보다 20% 빨라졌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며 “추가적인 코어 탑재가 이와 같은 성능 향상의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명 테크유튜버 바딤 유리예프는 트위터(X)를 통해 “A17프로는 코어가 5개에서 6개로 20% 늘어났는데 그렇다면 개별코어의 성능향상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애플은 그동안 막강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아래 TSMC와 손잡고 하드웨어인 AP 성능까지 높이며 안드로이드 진영을 압도하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 5년 전만 해도 애플의 AP 성능은 퀄컴 스냅드래곤과 같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사용하는 AP보다 70~80% 이상 앞섰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애플의 AP 성능이 더딘 향상을 보이면서 안드로이드 진영과 격차가 좁혀져 2024년에는 퀄컴과 애플의 AP 성능차이가 없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IT 팁스터(정보 유출자) FIN은 “과거 게임을 하려면 아이폰을 써야 한다고 모두가 생각할 때가 있었다”며 “하지만 상황은 변했으며 퀄컴이 2024년에 공개하는 스냅드래곤8 4세대는 애플의 성능우위를 모두 없애버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애플-TSMC 동맹의 경쟁우위 약화는 삼성전자에게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2024년 새로운 AP 엑시노스2400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애플의 A17프로와 성능격차를 좁히는 일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특히 현재까지 유출된 자료를 통해 엑시노스2400의 성능을 살펴보면 게이밍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GPU 성능이 전작보다 2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GPU에서 AMD와 손잡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이런 변화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도 호재로 여겨진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2400,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가 A17프로와 성능격차를 좁히거나 없앤다면 ‘갤럭시가 아이폰보다 느리다’는 기존 평가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독점적인 지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애플은 현재 1천 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9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도 TSMC와 격차를 좁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에서는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을 통해 퀄컴의 모바일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4세대’ 파운드리를 전량 맡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TSMC의 3나노 라인은 이미 애플이 대부분을 예약했고 일부 남은 물량도 같은 대만기업인 미디어텍에 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퀄컴이 삼성전자와 손을 잡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해외 IT매체 노트북체크는 유명 팁스터(정보유출자) ‘MappleGold’의 트위터 발언을 인용해 “퀄컴이 차세대 AP 스냅드래곤8 4세대 물량 전부를 삼성전자 3나노에 맡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