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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이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선보이고 있다. |
LG전자가 의류관리기기 ‘스타일러’와 로봇청소기 등으로 프리미엄 가전사업에서 틈새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런 특수 가전제품의 활용성을 보여주기 위해 기능을 강화하면서 B2B(기업간거래)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14일 외신을 종합하면 LG전자의 로봇청소기 신제품 ‘로보킹 터보’ 시리즈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로보킹 터보는 센서를 통해 기기가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움직이며 바닥을 청소하는 제품이다. 가격은 최대 109만원으로 고가다.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규모는 올해 약 20만 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세는 빠르지만 다른 가전제품과 비교하면 수요가 매우 적다.
LG전자는 로봇청소기만의 장점을 강조하기 위해 로보킹 터보에 사물인터넷 기능을 적용하며 편의성과 활용성을 증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제품은 카메라모듈을 탑재해 집에 움직임이 감지되면 사진을 촬영해 스마트폰에 전송하는 방범기능도 갖추고 있다. 또 사용자가 스마트폰 화면으로 집 밖에서 로보킹을 직접 조작할 수도 있다.
소비자평가지 EFTM은 “로보킹 신제품은 로봇청소기에서 보일 수 있는 기능을 한단계 높였다”며 “스마트폰과 연동해 모든 공간을 빼놓지 않고 꼼꼼히 청소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원격조정이 가능한 로보킹을 통해 아이와 반려동물의 안전을 확인하거나 집에 가스불을 켜두었는 지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래 집을 비워도 원격으로 집을 청소할 수도 있다.
LG전자의 의류관리기기 ‘스타일러’ 역시 일반 가정으로 보급확대가 쉽지 않은 틈새가전으로 꼽힌다.
스타일러는 냉장고와 비슷한 형태의 기기로 내부에 옷을 걸어두면 다림질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주름이 펴지는 효과를 주고 살균과 건조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가격은 최대 309만 원에 이른다.
LG전자는 스타일러를 2011년 처음 출시한 뒤 사실상 시장을 홀로 개척하고 있다. 고가 가전제품이지만 다리미와 같은 기존의 저렴한 가전제품과 차별화할 장점을 증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스타일러를 국내에 이어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시장에 출시했다. 하지만 스타일러의 실제 활용성을 놓고 비판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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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으로 원격조종할 수 있는 LG전자 로봇청소기 '로보킹 터보'. |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2천 달러 이상의 가격은 옷을 관리하는 데 쓰기에는 너무 비싼 가격”이라며 “편리하지만 실제로 이 제품을 필요하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전문지 벤쳐비트는 “스타일러의 구조와 기능은 사실 기존 다리미와 비슷해 단순한 편에 속한다”며 “하지만 이런 높은 가격을 매겼다는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LG전자는 의류관리기기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스타일러가 곧 우리의 도전정신을 보여준다”며 “실제 사용해본 소비자들에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미세먼지 등으로 의류 오염이 심한 중국을 스타일러의 주요 공략처로 삼고 출시행사에 현지에서 인기있는 배우 이민호씨를 섭외하는 등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스타일러는 국내에서 출시 100일 만에 1만2천 대가 판매되고 중국에서 올해 6월 연간 판매량 성장세가 2배로 늘어나는 등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소득수준이 높은 소비자를 겨냥한 스타일러의 특성에 맞춰 이 제품을 유명 브랜드의 신축 아파트에 공급하는 B2B 판매방식으로 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스타일러는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B2B 누적수주량 5천 대 이상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타일러 수요에서 B2B의 비중은 지난해 5%에서 올해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가 이처럼 수요를 자신할 수 없는 틈새가전시장에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진출하는 이유는 그동안 가전사업에서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와 기술력을 확보해 충분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로봇청소기에 그동안 청소기사업에서 수십년 동안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적용해 제품의 경쟁력을 높였다고 강조한다. 스타일러의 경우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 등 기존 제품에서 쌓은 스팀기술과 온도관리기술 등이 적용됐다.
로봇청소기와 의류관리기기 등 특수가전은 뚜렷한 경쟁사가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형업체들은 틈새시장의 수요가 불안정한 만큼 쉽지 뛰어들지 못한다. 중소업체의 경우 LG전자의 기술력을 뛰어넘기가 만만찮다.
전자전문매체 테크타임즈는 “LG전자의 최대 장점은 스마트폰 등 기존 사업에서 경쟁사와 맞설 뿐 아니라 새로운 가전제품 영역에서 혁신을 위한 도전을 이어간다는 것”이라며 “스타일러와 같은 제품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