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들어 외국인투자자들의 반도체주 쏠림이 심했던 가운데 역사적으로 반도체 쏠림 뒤 주가상승 패턴이 이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에서 2개월째 매도세에 있으나 반도체만큼은 매수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이러한 쏠림 이후 주가는 상승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 주가가 앞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
올해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12조3천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업종은 14조 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그 외 종목에서 1조7천억 원어치를 순매도할 정도로 반도체주 쏠림 현상이 심했다.
한편 반도체주 가운데서도 삼성전자(12조4000억 원)와 SK하이닉스(1조6000억 원) 두 대형주에 외국인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외국인의 반도체주 쏠림 현상은 2013~14년, 2019년에도 있었다.
2013~14년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2011~12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였기 때문이다.
2019년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불확실성으로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두 기간 모두 일정 시점이 지난 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외국인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이 나타나기 전에 반도체주를 매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허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반도체주 쏠림 현상 이후 그 다음해 주가가 양호했다”며 “현재도 비슷한 양상으로 반도체 업종 비중확대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들이 그동안 순매도했으나 최근 순매수로 전환한 종목들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6월 1조 원어치, 7월 23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에서 2개월째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그런데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하나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등 종목은 외국인들이 최근 들어 오히려 순매수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26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커진 가운데 방어적인 성격을 띠는 2차전지, 금융 등 업종에 외국인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허 연구원은 “반도체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되 그동안 외국인 비중이 감소했다가 최근 증가하기 시작한 종목들에도 단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