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수처리시설 공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우리나라 최초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을 노리고 있다. 국내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수처리시장에도 본격 진출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 마창민, 국내 최초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놓고 롯데건설과 맞대결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수처리시설 공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랑물재생센터 시설현대화 2-1단계 사업을 두고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의 한판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은 지난 5일 추정금액 기준 3184억 원 규모의 중랑물재생센터 시설현대화(2-1단계) 사업 사전자격심사(PQ) 접수에 참여했다. 

이 사업은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중랑물재생센터 내부에 분뇨처리시설(하루 4500㎘), 총인처리시설(하루 14.7만 톤)을 신설하고 2·4처리장과 반류수처리시설 등을 개량하는 공사다.

중랑물재생센터는 1976년 9월 건설된 우리나라 최초 하수처리장이다. 현대화사업 1단계를 GS건설에서 수주해 2018년 6월 공사를 마쳐 하수처리 능력을 하루 15만㎥에서 25만㎥으로 늘렸다.

다만 시설 노후화로 안전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추가 현대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DL이앤씨는 지분 55%를 쥔 대표 주간사로 계룡건설(20.5%), 대저건설(10.4%), 고덕종합건설(8.5%)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에 나선다. 롯데건설은 지분 50%를 가지고 코오롱글로벌(20%), 한신공영(20%), 신진유지건설 등과 팀을 꾸렸다.

마 대표는 중랑물재생센터사업 수주를 통해 공공사업 기술형입찰에서 승전보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5월17일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사업 실시적격자(6974억 원)로 선정되며 기술형입찰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랑물재생센터 현대화사업 2-1단계 사업 수주에 성공한다면 토목·플랜트사업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를 탄탄히 할 수 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DL이앤씨는 국내 수처리시설 공사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하수처리시설인 서울 서남물재생센터 현대화사업(3800억 원)을 2009년 수주해 2022년 마무리했다. 4월5일에는 의정부시 숙원사업인 공공하수처리장 현대화 민간투자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의정부 공공하수처리장 현대화 민간투자사업은 DL이앤씨에서 2019년 제시한 사업이다. 

DL이앤씨는 국내에서 다진 수처리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진출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는 만큼 마 대표가 중랑물재생센터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2021년 6월 IMM인베스트먼트와 ESG 관련 분야 공동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중국 수처리플랫폼 기업인 유나이티드워터(UW)에 지분을 확보했다. 특수목적회사(SPC)에 200억 원을 출자해 유나이티드워터 지분 25%를 쥐고 있다. 

유나이티드워터는 중국정부와 공기업의 지분이 없는 순수 민간기업으로 중국 9개성과 인접한 국가에 위치한 23개 사업장에서 상수 공급과 하수처리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이를 통해 중국 및 동남아시아, 러시아 수자원 인프라시장 진출을 적극 도모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놓고 경쟁사인 롯데건설과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 대표가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역시 수처리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포항 하수종말처리장 2단계 증설공사와 울산 농소하수처리시설 등 다수의 수처리 시설 준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도 부산 하수관로 임대형 민자사업(BTL)과 여수 공공폐수처리시설 4단계 증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처리 시장을 이끌겠다는 전략 아래 롯데건설은 기술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8년 미생물 덩어리를 이용해 하수처리하는 환경신기술을 개발해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인증과 검증도 획득했다.

마 대표가 롯데건설을 상대로 수주전에서 승리하면 전망이 밝은 수처리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만 따져도 서울, 경기 남양주 충북 음성, 경남 진주시 등 지자체에서 부족한 하수처리시설 용량을 늘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수도시설이 보급된 지 40년이 넘은 만큼 노후화해 시설의 현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수처리시장은 더욱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세계수처리 시장 규모는 2017년 880조원에서 2020년 940조로 확대됐다. 2025년엔 1천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들이 신사업의 일환으로 수처리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GS건설은 자회사 GS이니마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태영건설, 한화 건설부문이 수처리시장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토목과 플랜트사업을 확보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며 “수처리사업은 전망이 밝고 ESG경영을 강화할 수 있는 만큼 국내뿐 아니라 해외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