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출소해 경영복귀가 가시화되면서 SK그룹 안팎이 분주하다.

최 부회장이 상당기간 경영일선에서 떠나 있었던 만큼 경영복귀 도우미 역할을 누가 할지도 주목된다. 유정준 SKE&S 사장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최재원, 경영복귀하면 SKE&S에서 유정준과 손발 맞출까  
▲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왼쪽)과 유정준 SKE&S 사장.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최근 열린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심사에 따라 29일 가석방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이 설령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못해 가석방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해도 8월15일 광복절 특별사면이 있기 때문에 최 부회장은 경영복귀가 유력하다. 최 부회장은 10월이면 형을 모두 산다.

SK그룹 수석부회장으로서 최태원 회장과 함께 그룹 경영을 이끌었던 최 부회장의 복귀는 SK그룹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은 구속수감 되기 전에 SKE&S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SKE&S로 복귀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지냈던 SK네트웍스, 배터리사업을 발굴한 SK이노베이션 등도 거명되지만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이 올해 복귀했고 SK이노베이션은 정철길 부회장이 맡고 있어 최 부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하기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E&S는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지만 최근 그룹 차원에서 다시 힘을 싣고 있는 에너지 계열사다. 최 부장이 복귀해 투자와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성과를 기대해 볼만한 곳이다.

SKE&S는 미국 오클라호마 광구 등 2020년까지 연간 500만 톤 규모의 LNG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LNG를 국내와 해외 터미널에 공급해 2020년까지 LNG사업에서 매출 8조2천억 원, 영업이익 8400억 원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E&S는 지분 15.64%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있는 중국 차이나가스홀딩스를 통해 중국에서 LNG사업도 확대 중이다. 올해 안에 중국에 LNG터미널과 충전소를 설치하고 SKE&S가 공급하는 LNG를 판매하기로 했다.

최 부회장의 SKE&S 복귀가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는 유정준 SKE&S 사장의 존재다. 유 사장은 2013년 SKE&S 대표이사에 올라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유정준 사장은 최재원 부회장과 이전부터 손발을 맞춘 경험이 많다. 두 사람은 테러가 벌어지는 위험지역에 동행하는 등 고락을 함께 하며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과 유 사장은 2009년 기업인들이 방문을 꺼리는 이라크 출장을 방탄조끼를 입고 다녀오기도 했다. 테러 발생으로 이라크에서 하루 5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정도로 위험이 고조됐을 때다.

유 사장은 최 부회장이 2010년 수석부회장에 올라 그룹 부회장단을 이끌면서 경영전면에 부각됐다. 유 사장은 부회장단 산하에 실무조직으로 신설된 글로벌성장(G&G)추진단을 맡아 최 부회장을 수행해 글로벌 현장을 다녔다.

부회장단과 G&G추진단이 구성된 직후인 2011년 초 최 부회장과 유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일 등이 대표적이다.

두 사람은 나이 차이도 한살 밖에 나지 않는다. 최 부회장이 과거 SKE&S에서 공동대표로 손발을 맞춘 문덕규 전 사장과 열한 살 차이가 났는데 아무래도 의사소통이 더 수월할 것으로 여겨진다.

유 사장은 현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 부회장도 과거에 SK그룹 글로벌위원회장을 맡았던 적이 있기 때문에 둘이 힘을 합칠 경우 SKE&S의 글로벌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