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가 적자 개선의 키를 국내에서 찾고 있다.
확장에 초점을 두고 있는 해외시장과 다르게 안정적 흑자 기조를 보이고 있는 국내에 다양한 유료모델을 선보여 수익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국내 유료이용자 수 증가를 통해 흑자전환의 해법을 찾고 있다. |
16일 삼성카드는 연회비 1만 원에 네이버웹툰 삼성 iD 카드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네이버파이낸셜, 삼성카드와 손잡고 유료로 웹툰을 보는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카드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네이버웹툰은 제휴카드로 웹툰을 결제하면 해당 금액의 50%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이를 다시 네이버웹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네이버웹툰은 기본적으로 웹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회차를 미리 보거나 완결된 인기 웹툰을 다시 보려고 할 때는 결제를 해야 한다.
소비자데이터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달 내놓은 ‘웹툰·웹소설 트렌드리포트 2023’에 따르면 웹툰 이용자 10명 중 7명은 유료결제 경험이 있다. 이들이 올해 월평균 지출한 금액은 1만2200원으로 지난해 7600원보다 60.5% 증가했다.
특히 웹툰 플랫폼 이용 비중은 네이버웹툰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오픈서베이가 조사한 결과 웹툰 이용자들의 74.8%가 웹툰 이용 채널로 네이버웹툰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웹툰은 제휴카드를 네이버플러스, 배달앱, 커피숍,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사용해도 네이버페이 적립금을 제공하는 만큼 카드 회원이 늘어나 웹툰 유료이용자수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국내 웹툰업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유료이용자 증가는 절실하다.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은 만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매출 1조5599억 원을 벌었지만 369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네이버 콘텐츠 사업에는 웹툰·웹소설, 스노우, 뮤직, 제페토 등이 포함됐지만 네이버웹툰이 담당하는 웹툰·웹소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네이버의 웹툰사업이 지난해 글로벌에서 거둔 총 매출은 1조664억 원에 이르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네이버는 작년 2분기에 웹툰사업으로 291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공개했지만 연간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김준구 대표는 네이버웹툰의 한국, 글로벌 서비스와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영상을 제작하는 왓패드웹툰스튜디오까지 총괄한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는 네이버가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로 김 대표가 관여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북미지역에 유료 프리미엄웹소설 플랫폼 ‘욘더’를 출시했다. 네이버가 2021년 인수해 대부분 무료로 운영 중인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별도로 운영한다.
다만 네이버웹툰은 해외시장에서는 여전히 이용자 유입을 통한 규모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에 외국 작가들이 생산하는 작품들도 있지만 한국 작품의 수출이 더 많은 상황에서 과도한 유료모델 도입은 해외 이용자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이 일본에서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라인망가’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2분기 기준 2120만 명으로 한국(2040만 명)과 비슷한데 유료이용자수는 한국의 3분의1 수준이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한국 이용자의 26%는 유료 이용자인 반면 해외 이용자의 경우 이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물론 해외 이용자 규모가 어느 정도 확보되고 나면 유료화 유도를 통해 대규모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그때까지 김 대표는 안정적인 매출을 보이고 있는 국내시장에서 유료이용자수를 더욱 늘려 흑자전환의 기반을 닦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웹툰유한회사(한국법인)은 지난해 매출 5488억 원, 영업이익 642억 원을 거뒀다. 2020년부터 3년 연속 이어진 흑자행진이다.
매출유형을 봐도 광고 비중은 17.5%에 불과하고 매출의 82.1%가 콘텐츠에서 발생했다. 유료이용자수 또는 1인당 유료결제금액 증가가 네이버웹툰 실적 견인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료이용자수 확대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한국의 유료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