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휴대폰결제기업 다날이 만든 가상화폐 페이코인의 거래가 종료됐다. 

앞서 가상화폐 위믹스가 상장폐지 이후 2달 만에 재상장되며 가격이 크게 올랐던 것을 목격한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페이코인을 주목하고 있다. 
 
다날 가상화폐 페이코인 상장폐지, '위믹스 부활' 본 투자자들 베팅 고민

▲ 14일 휴대폰결제기업 다날의 가상화폐 페이코인인 상장폐지됐다.


14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화폐 거래소 협의체 닥사(DAXA, 빗썸, 코인원, 업비트, 코빗, 고팍스)가 페이코인을 상장폐지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닥사는 앞서 3월31일 페이코인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페이코인은 다날핀테크가 블록체인 간편결제 프로젝트 ‘페이프로토콜’을 통해 발행하는 가상화폐를 말한다. 구글플레이 기프트코드, 영화·도서 콘텐츠, 유료 애플리케이션 등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닥사는 페이코인의 상장폐지 사유로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미발급 △가상화폐 사업자 변경 신고 미비 등을 꼽았다. 

이에 다날은 4월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대상으로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닥사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빗썸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법적 대응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에서 14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빗썸과 업비트에서는 오후 3시, 코인원에서는 오후 4시부터 페이코인 거래 지원을 끝냈다.

페이코인은 상장폐지일인 14일 오전 9시 기준 117.1원을 기록했다. 24시간 전과 비교해 -6.98% 변동했다. 

페이코인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상장폐지를 앞두고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다만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 

앞서 닥사로부터 상장폐지된 위믹스의 부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위믹스는 게임회사 위메이드가 만든 가상화폐를 말한다. 위메이드가 만든 게임의 기축통화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위믹스는 2022년 11월24일 닥사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닥사 소속 거래소인 빗썸, 코인원, 업비트, 코빗, 고팍스 등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닥사의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은) 슈퍼 갑질에서 생긴 문제다”며 “가이드라인과 피드백도 없이 결정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2월 닥사 구성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코인원이 단독으로 재상장을 결정했다. 

코인원은 위믹스 재상장을 두고 “금지 규정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믹스는 상장폐지 결정 당시 문제가 됐던 유통량 위반과 정보제공 및 신뢰 훼손 등의 문제가 해결됐다고 본 것이다. 

닥사의 상장폐지 결정이 자율규제의 성격이었던 만큼 코인원의 재상장이 절차상 문제는 없다. 다만 닥사의 결정이 아닌 구성 거래소 한곳이 단독으로 재상장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내부 규정이 허술했던 것이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위믹스는 재상장 이후 투자자가 몰리며 하루 만에 거래량이 전체 가상화폐 가운데 3위를 기록하는 등 2500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상장폐지 전 가격인 2천 원보다도 500원 더 상승했다. 

위믹스가 상장폐지 직후 190원까지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약 13배 증가한 것이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의 수수료가 매출의 대부분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특성을 생각하면 코인원도 큰 수혜를 봤을 것으로 바라본다. 

그런 점에서 위믹스의 '부활'을 지켜본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페이코인도 주목하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닥사가 상장폐지한 가상화폐는 1년 동안 재상장을 금지한다는 원칙을 정했지만 크게 하락한 페이코인이 1년 뒤 재상장 되면 큰 차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프로토콜은 상장폐지에 앞서 13일 국내 소형 거래소인 비블록에 페이코인을 상장했다. 최소한의 국내 거래 여지는 남겨두게 된 것이다. 

페이프로토콜은 향후 해외사업을 강화해 2024년 4월 닥사 구성 거래소에 재상장하는 것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프로토콜은 국내 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발급받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에서 페이코인 결제 환경을 갖추기는 어려워져 해외를 중심으로 우선 페이코인 결제를 지원해 사용성을 갖출 계획도 세웠다. 

페이프로토콜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글로벌 진출 본격화로 국내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등 명확한 기준이 나오면 이에 대응해 국내 페이코인 결제가 재상용화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