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봉쇄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IT공급망과 관련 깊은 국내기업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사업 전망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조치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에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조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애플의 중국 생산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과 중국 IT산업에 납품 비중이 높은 삼성전기의 내년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증권업계와 전자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 리오프닝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주요 전자부품업체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실적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에 따라 수혜를 입을 최선호주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꼽는다”며 “특히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이 내년 상반기 추가로 1500만 대 늘어날 것으로 추정돼 카메라 모듈 부품을 납품하는 LG이노텍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애플이 내년에 출시하는 아이폰15 시리즈에 새로운 고부가 부품인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기로 돼 있어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폴디드줌은 프리즘으로 빛을 꺾어 이미지센서에 전달하는 잠망경 형태의 망원 카메라 모듈로 멀리 있는 피사체를 직접 당겨서 촬영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특히 폴디드줌은 카메라 기술이 강화되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이른바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습)’ 현상을 줄여줄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애플이 올해 내놓은 아이폰14 시리즈는 카메라 성능을 강화하면서 후면 메인 카메라가 심하게 튀어나와 소비자들로부터 아쉽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LG이노텍의 폴디드줌 카메라모듈은 스마트폰 망원 카메라에서 3배이상 당겨서 촬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 두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부품인 카메라 모듈의 성능 개선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도 이런 추세에 따라 성장잠재력을 지닌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내년 신형 아이폰 시리즈에서 폴디드줌 카메라가 채택되고 애플의 확장현실 기기 출시도 예정돼 있어 카메라 모듈의 확대 채용이 예상된다"며 "광학솔루션 부문의 실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삼성전기 역시 중국의 제로코로나19 정책 완화에 사업기회를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을 적층세라믹커페시터(MLCC)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서 잦은 봉쇄조치가 내려지면서 IT제품 수요가 감소해 삼성전기의 MLCC 재고가 늘어난 바 있다.
애초 증권업계에서는 중국의 리오프닝 시점이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이보다는 앞당겨질 것이라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수요는 전세계 스마트폰 수요의 22% 수준이지만 2022년 약 1억5천만 대의 스마트폰 수요 감소분 가운데 절반 가량이 중국 내수 시장 부진으로 설명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에서 리오프닝 조짐이 나타나면 스마트폰 교체수요를 크게 자극할 수 있어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최근 장기화됐던 코로나19 봉쇄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로이터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중국 주요도시에서 벌어진 제로코로나 반대시위에서는 ‘중국 공산당 물러나라’, ‘시진핑 물러나라’ 등 정치 구호도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 생산공장이 있는 정저우를 비롯한 지방정부에 전면 봉쇄조치를 재고할 것을 지시하는 지침을 내린 것도 이와 같은 전국적 규모의 시위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내년 중반까지 검역요건과 여행제한조치 등의 고강도 방역규제를 완화하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의 정책변화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IT산업의 회복세에 탄력이 붙게 되면 삼성전기의 매출에서 절반가량 비중을 차지하는 MLCC 사업 업황도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 중국정부의 봉쇄정책이 장기화될 것에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정책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국내 부품사들의 기대가 크다”며 “각 기업별로 실적 회복 흐름을 빠르게 타기 위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