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올해 한국 소비자를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마케팅비 등으로 10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해외직구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 및 안정적 배송체계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중국 알리바바가 한국 해외직구시장 공략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 모바일앱 이미지. |
미국 CNBC는 8일 알리바바 관계자와 인터뷰를 인용해 “알리바바는 한국에서 물건 가격을 낮추기 위해 올해만 100억 원에 이르는 금액을 썼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자회사인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주로 중화권 국가에 소속된 판매자들이 오픈마켓 형태로 상품을 공급한다.
한국에 투자한 100억 원가량의 금액은 주로 알리바바의 물건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는 데 사용됐다. 할인쿠폰 등 마케팅비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한국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한국 해외직구시장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커져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반기 알리바바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알리익스프레스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50%, 구매 물량은 44% 증가했다. 구체적 수치는 밝혀지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한국 소비자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의류를 구매하면 3~5일 안에 받을 수 있는 배송서비스도 새로 도입했다. 이런 시도를 통해 사용자를 늘린 데 성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해외여행을 가기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를 늘린 점도 알리익스프레스의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해외직구시장은 현재 대부분 미국에서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CNBC가 인용한 미국 국제무역당국 집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미국 쇼핑몰 해외직구 금액은 약 45억 달러로 2020년과 비교해 약 10억 달러 증가했다.
아마존과 이베이를 비롯해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쇼핑몰 및 브랜드가 대부분 미국에 위치한 만큼 한국 해외직구시장에서 미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화권에 집중된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특성을 살려 저렴한 상품과 다양성을 무기로 삼아 한국 해외직구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11번가와 쿠팡 등 한국 주요 전자상거래업체의 해외직구 서비스가 주로 미국 상품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알리바바가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한 해외사업 강화에 힘을 쏟는 이유는 기존 주력시장인 중국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 ‘틱톡’ 플랫폼 운영사인 바이트댄스가 전자상거래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으며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전자살거래시장 신흥 강자로 꼽히는 핀두오두오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알리바바의 시장 지배력을 위협하고 있다.
다만 알리바바가 한국 해외직구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으려면 가품 등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고 품질 검증과 판매자 관리 등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운데 다수는 한국 소비자들에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 제품이고 상품 정보도 제대로 번역되지 않은 채 노출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CNBC가 인용한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8월 기준으로 한국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는 해외직구 사이트 5곳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아마존과 이베이, 큐텐과 아이허브도 알리익스프레스와 함께 목록에 포함됐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