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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는 동반성장의 예외라는 삼성전자

이명관 기자 froggen@businesspost.co.kr 2014-07-07  18: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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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본격적으로 제습기 시장에 들어오면서 중소업체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무차별적 끼워 팔기로 눈총을 받고 있다.

  제습기는 동반성장의 예외라는 삼성전자  
▲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사장
제습기 시장의 강자였던 위닉스는 7일 5년 동안 무상으로 품질을 보증하고 방문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다. 위닉스는 제습기 시장점유율 52%로 1위 기업이다.

경쟁사들이 일반적으로 1년 무상 품질보증을 시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 전략이다.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는데 사활을 걸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위닉스가 이런 전략을 내건 것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습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가세해 위기를 느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제습기 시장의 성장에 주목해 시장공략에 나섰다.

제습기 시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 동안 연간 판매량이 1만 대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2011년부터 판매량이 늘기 시작해 지난해 120만 대 정도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250만 대를 넘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구당 보급률도 2012년 7%에서 2014년에 23%까지 확대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특히 국내와 기후여건이 비슷한 일본의 가구당 보급률이 90%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소가전업체들이 차지하던 제습기 시장에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뛰어든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끼워팔기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에어컨을 사면 덤으로 제습기를 주는 끼워팔기를 시작했다. 현재 12%로 3위에 머물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지만 중소가전업체는 엄두도 못 낼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에도 현대홈쇼핑을 통해 제습기 한 대를 사면 선풍기, 6단 빨래건조대 등을 주는 판촉전략을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자금력을 앞세워 중소 가전업체들이 설 자리를 빼앗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홈쇼핑은 중소 가전업체들에게 거의 유일한 유통망이기도 하다.

한 중소가전업체 관계자는 “공기청정기, 제습기, 침구청소기 등은 전통적으로 중소기업의 텃밭인데 이를 대형가전에 끼워 팔면서 중소기업이 살 수 없는 토양을 만들고 있다”며 “대기업으로서 해야 할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역할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그동안 대형가전에 끼워넣기를 하는 품목들을 보면 중소 가전업체들이 먹고살았던 품목들이다.

  제습기는 동반성장의 예외라는 삼성전자  
▲ 조성진 LG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사장
침구청소기 업체인 레이캅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대형 TV 등의 프로모션 상품 전략으로 시장을 차지해서는 안 된다”며 “특정상품이 프로모션용으로 전락하면 그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기업은 설 자리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LG전자는 1987년 산업용 제습기를 만들어 수출하는 등 제품성능을 내세워 제습기 시장에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경쟁사들이 중국 제조업체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또는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해 브랜드를 내세워고 있다.

LG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21.2%로 1위인 위닉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

OEM은 하청업체에 제품생산을 의뢰해 완제품 또는 반제품을 납품받는 방식이며 ODM은 하청업체가 제품의 개발과 생산을 모두 담당하여 제품을 판매회사에 납품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들 방법 모두 판매회사의 상표가 부착된다.

이들 대기업이 제습기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소기업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성능에서 큰 차별화를 두기 어려운 제품 특성상 광고비와 마케팅 경쟁이 시작되면 중소기업은 자금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이에 맞서 광고선전비를 늘리다 보니 경영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중소가전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광고선전비가 5~10배까지 늘어났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팀장은 “대기업의 문제가 중소업체들이 경쟁할 수 없도록 시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대기업에서 특정상품을 시장가격보다 낮게 책정하고 강력한 마케팅 인력과 유통망을 바탕으로 밀어내기식으로 출혈경쟁을 하면 당연히 중소업체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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