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6관왕, 우영우 신드롬, 수리남 넷플릭스 TV부문 글로벌 3위 차지 등 국내 제작 콘텐츠들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OTT(Over The Top, 온라인동영상서비스) 분야가 갈수록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성공한 K-콘텐츠를 중심으로 관련주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수상, 흥행, 시리즈 제작 등의 소식이 들릴 때마다 관련주로 묶이는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했다.
▲ OTT를 통해 K-콘텐츠가 주목받자 콘텐츠 관련주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현지시각으로 12일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왼쪽)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이정재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콘텐츠 관련주에 투자할 때 흥행소식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도 있지만 넷플릭스 등 OTT업체의 실적 및 주가에 영향을 받는 점, 작품의 종영 혹은 인기하락으로 주가가 다시 급락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며 투자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국내 중소형 제작사의 주가가 좋으려면 스튜디오드래곤 등 신규 비즈니스모델(BM)을 이끄는 대장주의 주가가 좋아야하고 대장주의 주가가 좋기 위해서는 글로벌 최대 바이어인 넷플릭스의 주가 등이 좋아야 유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세계 최대 OTT업체인 넷플릭스의 어닝쇼크 여파에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도 크게 하락한 바 있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4월20일 넷플릭스 주가는 하루 만에 35.12% 추락한 이후 4월27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같은 기간(한국시각으로 4월 21~28일)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도 9만500원에서 8만2900원으로 8.40% 떨어졌다.
드라마나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관련주 주가가 상한가를 치더라도 다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오징어게임주’로 묶이는 버킷스튜디오의 주가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처음 방영한 2021년 9월17일부터 최고가를 기록한 11월19일까지 약 두 달 동안 149.83% 상승했다. 2930원에서 7320원으로 4390원 올랐다.
하지만 오징어게임 효과가 사라진 뒤 주가가 계속 떨어졌고 2022년 9월14일 248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19일을 기준으로 66.05% 하락했다.
버킷스튜디오는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사업을 하는 미디어 기업으로 오징어게임 주연배우 이정재씨의 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쇼박스 주가 역시 2021년 9월17일부터 최고가를 기록한 10월27일까지 4025원에서 7570원으로 88.07% 상승했으나 2022년 9월14일 31.84% 하락한 5160원에 거래를 끝냈다.
쇼박스는 미디어 배급업체다. 쇼박스의 전신인 미디어플렉스가 2018년 오징어게임 제작사 싸이런픽쳐스에 약 1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며 오징어게임 관련주로 묶였다.
덱스터 주가도 2021년 9월17일부터 오징어게임 효과로 최고가를 기록한 11월18일까지 1만2800원에서 4만7600원으로 271.88% 급등했다. 이후 주가가 점차 내리더니 2022년 9월14일 71.43% 낮은 1만3600원으로 장을 닫았다.
덱스터는 시각특수효과(VFX) 및 콘텐츠 전문기업이다. 덱스터의 자회사 라이브톤이 오징어게임의 음향효과 작업을 맡았다.
'우영우 관련주'로 분류되는 에이스토리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첫 방영일인 2022년 6월29일부터 7월19일까지 에이스토리 주가는 1만7050원에서 3만2800원으로 92.38% 급등했다. 이후 점차 주가가 내리더니 9월14일 27.44% 하락한 2만3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에이스토리는 드라마 제작 및 지적재산권(IP) 판매 기업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제작을 맡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단기적 주가 변동성에 유의한다면 K-콘텐츠 관련주 투자가 의미있다는 분석도 많이 나오고 있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이제 막 도래한 시즌제 성과, 현지 드라마 제작으로 신규 수익모델 시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시작된 순수 한국판 IP화 시대 등 보여줄 것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지 수석연구원은 “2023년부터 오징어게임2, 스위트홈2, 지금 우리학교는2 방영이 예정돼 있다”며 “(전편 흥행 등을 기반으로) 넷플릭스의 제작비 지원 비율이 기존 대비 15% 상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넷플릭스의 올해 2분기 전체 유료가입자는 97만 명이 감소했는데 지역별로 나눠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지 수석연구원은 “OTT 사업자들 입장에서 한국은 확실히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글로벌 OTT들의 K-콘텐츠 투자는 절대로 줄어들리 없다”고 말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미디어산업은 매체의 주도권이 TV에서 OTT로 넘어가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으며 OTT가 성장 중이고 그 과정에서 콘텐츠 수요 증가로 관련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콘텐츠 관련주의 투자심리가 위축됐으나 국내 콘텐츠 기업의 제작 편수와 규모 증가, 제작비 지원 비율 개선은 지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