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이 친환경 자석 기술을 통해 전기차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가전과 자동차 전장, 스마트폰 등에 활용되는 산업용 자석에는 희토류가 상당량 포함되었는데 친환경 자석기술은 희토류의 자원 무기화 가능성에도 대응할 수 있어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재 무기화 시대, LG이노텍 희토류 함량 60% 줄인 첨단자석으로 대응

▲  LG이노텍이 친환경 자석 기술을 통해 전기차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 전장용 모터와 카메라 액추에이터에 활용이 가능한 LG이노텍의 친환경 첨단자석 모습.  


19일 LG이노텍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성림첨단산업과 희토류 사용량을 기존보다 60% 줄인 친환경 자석의 개발을 완료하고 원자재 공급망 교란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첨단자석은 핵심성분인 중희토류의 사용량을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중희토류는 자석을 생산할 때 투입되는 물질로 고온에서 자석의 자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중희토류의 함량을 줄이게 되면 자석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다.

LG이노텍은 자석전문업체인 성림첨단산업과 상생협력을 통해 첨단자석 개발과정에서 나타난 기술적 난제를 극복했다.

두 회사는 새로운 화합물을 첨가해 중희토류를 적게 넣으면서도 자력을 높일 수 있는 코팅액을 만들어 냈다.

특히 LG이노텍은 컴퓨터가 데이터를 학습해 자동으로 분석하고 결과물을 내는 기술인 머신러닝을 활용해 2년 이상 걸리는 개발기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이렇게 개발된 LG이노텍의 첨단자석은 중희토류의 함량을 대폭 줄였을 뿐만 아니라 성능도 개선해 활용가능성이 높은 제품으로 꼽힌다.

LG이노텍 자석의 기술적 성능의 한계치는 15킬로가우스(kG)로 현재 상용제품의 14.2~14.3kG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자석을 탑재하면 모터의 출력은 키우면서 크기는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비(전기차의 연비)를 높이기 위해 공차중량을 낮춰야 하는 전기차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고화소 스마트폰 카메라에 탑재하게 되면 선명한 화질의 결과물을 도출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지녔다.

LG이노텍은 “친환경 첨단자석은 가전 및 차량 조향모터용으로 활용될 수 있고 스마트폰 카메라의 액츄에이터 구동력을 10% 가량 높여 깨끗하고 선명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의 첨단자석 개발은 그동안 국내 산업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왔던 희토류와 같은 자원 부족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희토류 시장의 약 70%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장량은 40% 가량으로 파악되며 생산량의 비중은 60% 정도로 추산된다.

중국은 원자재를 확보한 것을 최대한 활용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희토류 관련 산업에서 영향력을 넓혀왔다.

중국은 2020년 12월에는 특정 수출품목의 국외 유출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수출통제법을 통과시켰으며 2021년 1월에는 희토류 생산과 수출관리를 강력하게 관리하는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소재 부품 분야에서 격화되고 있어 중국이 전략자산인 희토류를 무기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희토류는 리튬, 니켈, 코발트와 함께 반도체와 배터리, 우주선,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산업과 군수산업의 필수소재인 만큼 자원 안보와 직결돼 있다.

국내 기업인 LG이노텍이 첨단자석 기술을 개발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나 전자기기업체들도 안정적 밸류체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희토류는 제련과정에서 환경오염물질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화되는 최근 추세에서 LG이노텍의 첨단자석이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LG이노텍은 우선 자체 생산제품에 첨단자석을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나아가 희토류를 전혀 포함하지 않은 무희토류 자석개발에도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에 따르면 세계 자석시장 규모는 2021년 25조6천억 원에서 2023년 28조8천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첨단자석 기술개발은 가용자원이 부족한 한국으로서는 국가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며 “에어컨, 냉장고, 드론, 도심형 항공체 등 자석을 쓰는 모터가 사용되는 모든 분야에서 LG이노텍의 첨단자석은 활용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