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6월] 윤석열정부 공기업 수장 인사, 한전 손실 눈덩이

▲ 인천국제공항에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점차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다. 사진은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한 달여 만에 비로소 공기업 인사에 시동을 걸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말 한국수력원자력에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정재훈 현 사장이 지난 4월4일 임기를 마쳤음에도 후임 인사가 없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 조만간 해소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오는 7월8일 임기가 끝나는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의 후임 인사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가스공사는 일찌감치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끝냈다.

정부가 이처럼 임기가 끝나는 공기업 사장에 대한 인사에 시동을 걸었지만 전임 정부와 달리 공기업 인사에 운신의 폭이 좁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부는 정권 교체 뒤 임기가 남아있는 공기업 사장들을 물러나게 하는 일이 많았다. 새 정부와 뜻을 같이할 사람들을 서둘러 앉히기 위한 것으로 때로 불법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 재임 시절 이런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기소를 통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는 이제 부메랑으로 돌아와 현 정부 공기업 인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공기업들 사이엔 최근 희비의 쌍곡선이 보인다.

코로나19 방역체제가 끝나면서 인천공항이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서둘러 실적 회복에 나섰다.

반면 한국전력공사는 국제유가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비상경영체제를 꾸렸지만 분기마다 수조 원씩 손실이 쌓이는 최악의 상황에 빠져있다.

◆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에너지 공기업의 새 사장 인사가 추진되고 있다.

현재 사장이 임기가 만료됐거나 임기 만료를 앞둔 에너지 공기업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가스공사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4월4일로 임기가 만료됐고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올해 7월8일로 임기가 만료된다.

정 사장의 후임자 선정을 위한 인사는 6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의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 등 인사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는데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5월27일 절차 개시를 요구하는 공문을 한수원에 보냈다. 한수원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임추위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추위 구성 뒤 새 사장 임명까지 통상적으로 2~3개월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수원의 신임 사장 인사는 8~9월경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는 지난 5월4일에 이미 임추위를 구성한 만큼 채 사장의 임기만료에 맞춰 새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과 가스공사를 제외하고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에너지 공기업 수장은 없다.

◆ 인천국제공항, 한국공항공사

국토교통부가 국제 항공노선의 조기 정상화를 결정하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새롭게 뛰기 시작했다.

국토부는 6월8일부터 국제 항공노선 운영과 관련된 제한을 모두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4월 “연말까지 국제 항공노선 운항을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예상보다 가파른 국제 항공수요 회복에 항공권 가격 급등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기존 계획보다 국제 항공노선 정상화 일정을 크게 앞당긴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로서는 확대되는 국제 항공노선 운영에 맞춰 출입국 및 방역 관리 등을 비롯해 면세점 등 상업시설의 정상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역시 안내, 질서유지 인력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주요 수입원인 면세점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면세점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방문객의 회복이 불투명한 데다 임대료 감면조치의 연장 문제, 관세청과 사업자 선정 주도권 다툼 등 풀어야 할 현안이 많다.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지방공항의 국제선 활성화를 주요 경영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윤 사장은 지난 5월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선 재개를 최우선 핵심과제로 삼아 지방공항의 세계성과 지역성을 아우르는 ‘초융합 글로컬 전략’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공사가 2분기에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에는 전력도매단가가 kWh당 200원을 넘는 등 발전 원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지만 전기요금은 kWh당 120원 정도로 여전히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

정부는 한전의 대규모 영업손실에 전력도매단가에 상한을 설정하는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행 예정일인 6월14일부터 적용된다고 해도 상한 수준이 여전히 전기요금을 웃도는 만큼 2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전력업계에서는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에 따라 한전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연간 1조 원 규모에 그칠 것으로 추산한다.

한전은 대규모 영업손실 회복을 위해 6조 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놓은 데 더해 재무지표 개선 등을 위해 영구채 발행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