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이 쿠팡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쿠팡의 2021년 총거래액은 2020년보다 70% 이상 증가하면서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점유율 20%에 육박했다”며 “연간 시장점유율이 6%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것인데 이는 쿠팡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시장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나금투 "쿠팡 작년 유통시장 점유율 20% 육박, 영업손실도 증가"

▲ 쿠팡 로고.


이커머스 경쟁기업의 실적과 비교해보면 쿠팡의 실적이 더 돋보인다고 박 연구원은 분석했다.

지난해 온라인 유통시장과 온라인 식품시장의 성장률은 각각 21%, 27%다.

주요 이커머스기업인 SSG닷컴과 롯데온, GS프레시 등의 지난해 총거래액 증가율은 각각 22%, 12%, 20%다.

세 회사 모두 전체 시장 성장률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서 세 회사의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세 회사 모두 지난해 영업손실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했다는 점은 더욱 뼈아픈 지점이다.

쿠팡은 이베이코리아와 점유율 격차도 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베이코리아의 총거래액은 2021년 기준 약 16조5천억 원으로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정체상태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9%대까지 하락했다.

박 연구원은 “쿠팡과 이베이코리아의 점유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크게 벌어지고 있다”며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쇼핑과 이마트, GS리테일의 온라인사업은 성과 없이 돈만 쓰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온라인사업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쿠팡의 주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힘든 상황인 것으로 진단됐다.

박 연구원은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져 있고 시장 점유율의 가파른 상승, 경쟁사들의 저조한 실적은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으로 향하는 긴 항해에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 측면에서의 단기적 투자 심리가 약할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영업손실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추세적 주가 상승을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쿠팡의 상장으로 자본을 5조 원가량 확충하긴 했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순유출 상태가 지속되며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이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쿠팡이 분기별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하면서 신규사업 비용 부담을 기존 사업 정상화로 극복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박 연구원은 내다봤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