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앞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의 막강한 영향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일본언론이 바라봤다.
닛케이아시아는 17일 “
윤석열 당선자는 자신이 아시아 최대 국가 가운데 하나인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그의 역할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한국 경제의 핵심 주체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윤 당선자의 역할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곧 퇴임을 앞두고 있는 이 총재가 그동안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한국은행이 보유한 수단을 활용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은 한국 최대 재벌인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보다 자신이 받고 있는 재판에서 형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더 열심히 찾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닛케이아시아는 윤 당선자가 이런 상황에서 경제 등 중요 사안과 관련한 한국 유권자들의 분노를 자극해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성공했지만 구체적 계획은 아직 내놓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임금 상승 부진과 부동산 가격 급등에 관련한 분노, 양성평등에 위기감을 느끼는 젊은 남성의 심리를 잘 이용했지만 이런 문제에 윤 당선자가 답을 안고 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는 것이다.
윤 당선자가 이런 측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 비교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닛케이아시아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뒤 삼성과 이 부회장을 포함한 재벌 개혁을 시도했지만 경제상황이 어려워지자 전임 대통령과 같이 재벌기업에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바라봤다.
반면 윤 당선자가 한국 재벌들의 영향력을 낮추는 등 현재의 경제구조를 바꿔내겠다는 계획조차 아직 뚜렷하게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윤 당선자가 공정한 경제 구축에 힘쓰기보다 중국과 외교관계를 재정립하고 북한에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윤 당선자의 취임으로 한국 경제에 여성 노동인력 활용 부족에 따른 역풍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지속되면서 결국 한국 경제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데 힘쓰고 있지만 결국 결정권을 쥔 주체는
이재용 부회장 등 재벌"이라며 "윤 당선자가 경제적 힘의 균형을 맞추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라도 한다면 이를 공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