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는 흔히 ‘증권가의 꽃’으로 불린다.
증권사들이 유능한 애널리스트를 잡기 위해 높은 몸값을 지불하며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증권업계도 최근 들어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의 격랑에 휩싸이면서 애널리스트의 위상도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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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진 전 동부자산운용 본부장. |
과거에도 애널리스트들이 증권사 스카우트 경쟁이 활발해 터전을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수합병이나 구조조정 등에 따라 업종을 전환하거나 새 직장을 구하기 위해 회사를 떠나는 일이 늘고 있다.
신동준 전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자산분석실장(이사)은 3월6일부터 미래에셋증권 트레이딩부문 글로벌전략실장에서 일하고 있다.
KB투자증권과 합병을 앞둔 현대증권에서는 지난 3∼4월 연구원 3명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서치센터를 떠난 연구원들은 자산운용사로 이동하거나 직접 운용사를 차리기도 한다. 올해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나간 연구원 5명 가운데 4명은 자산운용사에서 자리를 잡았다.
애널리스트는 높은 보수와 안정성 때문에 인기가 높은 직종이었다. 이 때문에 애널리스트 가운데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들도 많았다.
지금은 개인투자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김광진 전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이 대표적이다. 김 전 본부장은 삼성증권에 몸담고 있던 1990년대에 가수 이승환씨와 함께 듀엣그룹 ‘더 클래식’을 결성하고 가수로 데뷔해 ‘마법의 성’이란 노래를 히트시킨 주인공이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수료했으며 미국 재무분석사(CFA)에도 합격한 투자금융업계 전문가다.
1989년 장은투자자문의 투자자문역으로 투자금융업계에 입문해 이후 하나경제연구소를 거쳐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동부자산운용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해왔다. 2012년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을 끝으로 애널리스트를 그만두고 투자자문사를 차려 홀로서기에 나섰다.
김 전 본부장은 지난해 바이오·헬스케어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동부자산운용 재직 시절인 200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설계했다.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분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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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치호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 |
송치호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셰프로 일한 적이 있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2007년 1월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에 입사했으나 2013년 이직을 준비하며 이탈리아 요리학교 일 꾸오꼬 알마(IL CUO CO ALMA) 한국 분교에 입학했다.
송 연구원은 반포 서래마을에 있는 포폴라리타 등에서 셰프로 일하다 애널리스트로 복귀했다. 그는 '송셰프의 음식료 현장 이야기-돈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외식이야기'라는 리포트를 내는 등 요리사로서 일한 경험을 투자분석에 적극 활용해 음식료 전문애널리스트로 뛰고 있다.
이밖에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도 경제지 기자 출신으로 전업해 한화투자증권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를 거쳤다.
최주홍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 외대 재학시절 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에 본선에 올라 증권업계에서 이색 경력의 소유자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