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국민 앞에 엎드렸다.
양당 유력 대선후보가 번갈아 가며 큰절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그만큼 이번 대선 승리를 향한 마음이 절박하고 위기감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전 선거를 보면 국민들은 엎드린다고 마냥 표를 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큰절을 올린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번에도 누군가는 큰절의 저주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후보가 사죄의 큰절을 올린 뒤 다시 '큰절 필패 공식'을 떠올리는 시선이 많다.
이 후보는 1월24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열린 경기도 공약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마침 또 신년이고 세배를 겸해서 사과의 뜻을 겸해서 지금까지와 완전 다른 새 정치로 보답드리겠다는 각오를 표현할까 한다"며 함께한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했다.
이 후보가 이렇게 큰 절을 국민에 올린 것은 정확히 두 달 만이다.
지난해 11월24일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도 "국민들의 아픈 마음을 더 예민하고 신속하게 책임지지 못한 점에 관해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사죄의 큰절을 올렸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몸을 수그린 것은 이 후보 만이 아니다.
윤 후보도 1월1일 선거대책위원회 신년 인사에서 "자신을 변화시키는 인간만이 세상의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나부터 바꾸겠다"며 큰절을 올렸다. 당시 ‘김건희 리스크’와 당 내홍으로 실망한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자 윤 후보는 큰절을 올리며 사죄했다.
심지어 윤 후보는 바로 이틀 전인 12월29일 이 후보를 향해 "맨날 어디 다니면서 엎드려서 큰절하고 눈물 흘리고 못 봐주겠다"고 비판했음에도 지지율 하락 위기감이 고조되자 구두까지 벗고 갑작스럽게 큰절을 했다.
선거철에 정치인이 큰절을 하는 일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큰절의 결과는 대체로 좋지 않았다.
2021년 4·15 총선 당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서울 종로에 출마해 '큰절유세'를 했지만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약 20%포인트 차이로 참패했다.
2017년 4월에는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 뒤 떠나기 직전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홍준표 의원은 2018년에도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6·13 지방선거를 이끌며 부산시장 선거가 위태롭자 부산을 직접 찾아 "부산까지 무너지면 우리 자유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큰절로 지지를 읍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홍 의원의 큰절 역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은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모두 패배했다.
정치인들의 큰절은 위기의식의 표현이고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다. 더욱이 큰절을 하는 것은 판세가 불리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 후보가 1월24일 큰절을 올리자 김근식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제분석실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고로 정치인이 선거를 앞두고 큰절로 용서를 비는 건 정계에서 필패의 징크스가 있다"며 "본인이 패배를 직감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번에 이어 또 큰절 올린 이 후보, 이번엔 혼자도 아니고 집단으로 무릎 끓은 걸 보니 패색이 완연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26일 내놓은 1월 4주차(24일~25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지지율은 44.7%, 이 후보 지지율은 35.6%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10일~11일)보다 윤 후보는 5.5%포인트나 오른 반면 이 후보는 1.3포인트 하락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포인트) 밖에서 뒤처졌다.
이 조사는 YTN의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자동응답 방식(100%)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윤 후보로서는 큰절 이후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큰절 효과로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윤 후보가 당 내홍을 해결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선거활동을 하면서 지지율을 회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록 선거기간 큰절이 좋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두 후보가 또다시 큰절 퍼포먼스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민족의 대명절 설을 맞이 했기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감정적으로 호소하기 위해 세배하는 모습이 자연스레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대선은 60여 년만에 설연휴를 끼고 치르는 대선이다. 게다가 연휴가 끝나고 약 2주 뒤면 바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때문에 설 밥상머리 민심을 잡지 못하면 향후 행보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노녕 기자]
양당 유력 대선후보가 번갈아 가며 큰절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그만큼 이번 대선 승리를 향한 마음이 절박하고 위기감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운데)가 1월24일 오전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공약을 발표하기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과 큰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이전 선거를 보면 국민들은 엎드린다고 마냥 표를 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큰절을 올린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번에도 누군가는 큰절의 저주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후보가 사죄의 큰절을 올린 뒤 다시 '큰절 필패 공식'을 떠올리는 시선이 많다.
이 후보는 1월24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열린 경기도 공약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마침 또 신년이고 세배를 겸해서 사과의 뜻을 겸해서 지금까지와 완전 다른 새 정치로 보답드리겠다는 각오를 표현할까 한다"며 함께한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했다.
이 후보가 이렇게 큰 절을 국민에 올린 것은 정확히 두 달 만이다.
지난해 11월24일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도 "국민들의 아픈 마음을 더 예민하고 신속하게 책임지지 못한 점에 관해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사죄의 큰절을 올렸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몸을 수그린 것은 이 후보 만이 아니다.
윤 후보도 1월1일 선거대책위원회 신년 인사에서 "자신을 변화시키는 인간만이 세상의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나부터 바꾸겠다"며 큰절을 올렸다. 당시 ‘김건희 리스크’와 당 내홍으로 실망한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자 윤 후보는 큰절을 올리며 사죄했다.
심지어 윤 후보는 바로 이틀 전인 12월29일 이 후보를 향해 "맨날 어디 다니면서 엎드려서 큰절하고 눈물 흘리고 못 봐주겠다"고 비판했음에도 지지율 하락 위기감이 고조되자 구두까지 벗고 갑작스럽게 큰절을 했다.
선거철에 정치인이 큰절을 하는 일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큰절의 결과는 대체로 좋지 않았다.
2021년 4·15 총선 당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서울 종로에 출마해 '큰절유세'를 했지만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약 20%포인트 차이로 참패했다.
2017년 4월에는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 뒤 떠나기 직전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홍준표 의원은 2018년에도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6·13 지방선거를 이끌며 부산시장 선거가 위태롭자 부산을 직접 찾아 "부산까지 무너지면 우리 자유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큰절로 지지를 읍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홍 의원의 큰절 역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은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모두 패배했다.
정치인들의 큰절은 위기의식의 표현이고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다. 더욱이 큰절을 하는 것은 판세가 불리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 후보가 1월24일 큰절을 올리자 김근식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제분석실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고로 정치인이 선거를 앞두고 큰절로 용서를 비는 건 정계에서 필패의 징크스가 있다"며 "본인이 패배를 직감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번에 이어 또 큰절 올린 이 후보, 이번엔 혼자도 아니고 집단으로 무릎 끓은 걸 보니 패색이 완연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26일 내놓은 1월 4주차(24일~25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지지율은 44.7%, 이 후보 지지율은 35.6%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10일~11일)보다 윤 후보는 5.5%포인트나 오른 반면 이 후보는 1.3포인트 하락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포인트) 밖에서 뒤처졌다.
이 조사는 YTN의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자동응답 방식(100%)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윤 후보로서는 큰절 이후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큰절 효과로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윤 후보가 당 내홍을 해결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선거활동을 하면서 지지율을 회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록 선거기간 큰절이 좋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두 후보가 또다시 큰절 퍼포먼스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민족의 대명절 설을 맞이 했기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감정적으로 호소하기 위해 세배하는 모습이 자연스레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대선은 60여 년만에 설연휴를 끼고 치르는 대선이다. 게다가 연휴가 끝나고 약 2주 뒤면 바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때문에 설 밥상머리 민심을 잡지 못하면 향후 행보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