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가 2021년 크게 하락한 이유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높은 중국경제 의존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최근 원화약세 원인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원화는 미국 달러뿐만 아니라 달러인덱스나 주요 신흥국 통화 등과 비교해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원화가치 하락 이유로 원자재 가격상승과 중국 의존도 꼽아

▲ 미국 달러화 이미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은 원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국제원자재가격, 중국경제 의존도, 포트폴리오 투자, 현물·선물환 연계를 통한 환율상승 기대를 꼽았다.

한국은행은 해외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의 특성상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은 교역조건, 경상수지 악화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우려가 반영돼 원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 우리나라의 높은 대중 교역 의존도로 원화 환율이 여타 신흥국 환율에 비해 중국 경기 둔화 우려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2020년 기준 국가별 중국과의 교역 의존도는 우리나라가 24.6%로 가장 높고 동남아 5개국(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이 17.2%,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신흥국이 13.3%를 차지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식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비중 축소로 투자자금이 유출되며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우리나라 주가는 2020년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뒤 2021년 들어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증가하면서 글로벌 주식펀드 내 한국 주식 비중이 하락했다.

환율상승 기대에 따른 선물환 헤지 및 투기수요 증가도 원화 가치를 하락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경근 한국은행 국제경제연구실  차장은 보고서에서 “원화 환율이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미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국제 원자재 가격, 중국 경제, 투자자금 이동, 반도체 경기 사이클 등에 따른 국내기업 실적 변화 등의 동향을 항상 점검하고 글로벌 자금흐름과 외환시장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