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사 부회장이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판매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면 신약 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18일 휴온스글로벌에 따르면 1회 접종하는 방식의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 라이트의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하고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
 
휴온스글로벌 코로나19 러시아 백신 쥐어, 윤성태 신약개발의 자금원

▲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사 부회장.


윤 부회장은 앞서 4월 러시아 국부펀드(RDIF)와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을 통해 2회 접종하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뒤 3개월 만에 1회 접종하는 백신까지 손에 넣었다.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은 8월 시생산에 돌입해 2021년 말까지 매달 2천만~3천만 도스의 스푸트니크V와 라이트 백신을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윤 부회장은 그 뒤로 러시아 국부펀드가 요청한 물량에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지만 2022년부터는 매달 1억 도스가 넘는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 휴온스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팬데믹(대유행)을 지나 엔데믹(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국민들의 백신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스푸트니크 백신의 국내 허가권과 판권을 확보했다”며 “모회사인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이 생산을 맡은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게 되면 국내 공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휴온스글로벌은 현재 식약처에 러시아에서 받은 스푸트니크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고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더 빨리 허가를 받기 위해 긴급승인사용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초 정부 차원에서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있어 처음 계약한 분량 이상의 해외 백신이 더 국내에 도입될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봤지만 그때는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기 전 상황이었다.

윤 부회장은 최근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았고 엔데믹 가능성도 나와 더 많은 스푸트니크 백신의 생산·판매가 필요할 것으로 바라본다.

현재 국내에선 신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600명대를 보이며 그 가운데 델타 변이 감염자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델타 변이는 영국에서 시작된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60%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푸트니크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가말레야 연구소는 6월29일 스푸트니크 백신이 코로나19 변이인 알파, 베타, 감마, 델타는 물론 러시아에서 발견된 신종 변이에도 90%의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면역력 유지기간은 3~4개월 정도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스푸트니크 백신이 국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델타 변이에도 효과를 낸 데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져 향후 휴온스글로벌의 매출이 크게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 

휴온스글로벌은 국내에서 상지근육경직과 양성교근비대증 치료제 후보물질 HGB1-001의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 대장암 치료제 후보물질 HUB3-401은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HUB1-023은 임상2상 시험계획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판매로 자금이 더 확보된다면 윤 부회장은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 부회장은 “존슨앤드존슨도 화장품, 의료기기로 시작해 신약으로 나아갔다”며 “휴온스도 여러 분야에서 매출을 일으켜 이를 토대로 신약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