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2018년 9월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부터 1천억 원 이상의 대규모 외부투자를 본격화했다. 자율주행업체 앱티브, 고성능전기차업체 리막, 전기차개발업체 어라이벌, 차량호출서비스업체 올라 등을 향한 투자가 모두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오르고 난 뒤 이뤄졌다.
정 회장이 지난해 10월 회장에 오른 뒤에는 더욱 투자가 과감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그동안 대규모 인수합병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깨고 정 회장 취임 뒤 1조 원 가량을 들여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분야의 기술 발전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자체개발과 외부투자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계속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2019년 9월23일 미국 뉴욕에서 케빈 클락 앱티브 CEO와 합작회사 설립과 관련한 본계약을 맺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 회장은 공상과학영화와 유사한 수준의 미래 모빌리티세상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혹은 선도업체와 협업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정 회장은 3월 임직원과 진행한 타운홀미팅에서 미래 모빌리티 모습을 놓고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상용화한 모습은 이미 SF영화를 통해 많은 부분을 볼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 미래세상에는 스마트폰이 없어지고 로보틱스를 항상 데리고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사업 투자와 관련해서는 “전기차나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틱스 등은 빠르게 투자하고 기술 개발에 나서 선두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다 내년이다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전기차를 시작으로 미래사업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과정에서 글로벌 경쟁업체와 투자처가 겹칠 수도 있지만 전략적 투자를 통해 얻어낼 부분이 있다면 정 회장은 크게 개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솔리드에너지시스템은 이미 미국 제너럴모터스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정 회장은 이를 개의치 않고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2019년 크로아티아 고성능전기차업체 리막 역시 폴크스바겐그룹이 주요 주주였으나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솔리드에너지시스템 투자는 그동안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차그룹이 진행한 다양한 투자 가운데 하나다”며 “솔리드에너지시스템과 향후 배터리 공동개발 등 구체적 협업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