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호반건설을 종합건설사로 키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이 울트라건설을 인수하면 주택사업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울트라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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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
호반건설은 정밀심사와 인수가격 협상을 진행해 3월 중으로 인수 본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이 평가한 울트라건설의 청산가치는 587억 원 수준이다. 여기서 공익채권 444억 원을 제외하고 약 140~150억 원에서 인수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열 회장이 울트라건설을 인수하려는 것은 주택사업에 치우친 호반건설의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울트라건설은 특히 토목공사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호반건설은 2014~2015년 연속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 15위에 올랐다. 한라, 금호산업, 쌍용건설 등보다 앞선 순위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매출의 90%를 주택사업에서 올릴 정도로 주택사업 비중이 높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도 건축능력평가액은 1조7660억 원으로 많았지만 토목능력평가액은 5640억 원에 그쳤다.
울트라건설은 지난해 3분기까지 토목사업에서 매출 262억 원, 영업이익 17억 원을 거뒀다. 토목사업 매출은 건축사업 매출(576억 원)에 뒤진다. 하지만 건축사업이 154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은데 비해 토목사업은 흑자를 내며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울트라건설은 1965년 세워진 유원건설이 모태로 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건설사다. 유원건설은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장건설공사를 수주하는 등 일찌감치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1989년에는 국내 최초 사장교인 올림픽대교를 준공하며 토목건설 기술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울트라건설은 부도로 주인이 계속 바뀌면서 1995년 한보건설, 2001년 울트라건설로 이름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울트라건설은 두 차례나 법정관리를 겪으면서 지난해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는 57위로 2014년 43위보다 다소 떨어졌다.
호반건설이 울트라건설을 품을 경우 토목사업 강화와 해외시장 진출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울트라건설이 상장회사였던 점을 고려해 증시 재상장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호반건설 계열사 가운데 아직 상장회사는 없다.
김 회장이 재무적 여력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건설사 인수합병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금호산업과 남광토건, 동부건설 등의 인수후보로 꾸준히 거명됐다. 울트라건설 외에 현재 동부건설이 매각을 재추진할 것으로 알려졌고 경남기업, 동아건설산업, STX건설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김 회장은 지난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연초부터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어 1조 원을 동원할 능력이 있다고 공언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호반건설은 연간 1만8천 가구 이상을 분양하며 전국구 주택건설사로 입지를 강화했고 지난해 말 서울 송파구 오금지구에서 호반베르디움을 분양하며 서울 입성에도 성공했다.
김 회장 개인으로서도 지난해 재계에서 입지를 굳혔다. 제22대 광주상의 회장에 올랐고 한국프로골프협회 제17대 회장 후보에도 출마했다. 김 회장은 협회 내부 갈등을 우려해 회장 선거에서 자진 하차했으나 한국프로골프협회 집행부와 원로들의 지지를 받으며 유력한 회장 후보로 꼽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