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경, 중국에서 유통사업으로 '이랜드 성공신화' 만든다  
▲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지난 14일 상하이 JW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중국에서 유통사업으로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이랜드 그룹은 패션사업을 통해 중국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한 덕분에 국내외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 경기둔화로 현지 패션사업이 예전 같지 않아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랜드그룹 3개 중국법인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2014년 16%대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해 3분기 11.4%로 낮아졌다.

박 부회장은 유통사업으로 중국에서 다시 한번 이랜드그룹의 저력을 펼쳐 보일 수 있을까?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올해부터 중국에서 유통사업에 본격 진출해 중국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만드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 2020년 중국 1위 유통기업 도약 포부

이랜드그룹은 중국 팍슨(百盛)그룹과 손잡고 15일 중국 상하이 창닝지구에 ‘팍슨-뉴코아몰’을 열고 유통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팍슨그룹이 건물과 자본금 일부를 제공하고 이랜드그룹이 매장 운영 등 경영 전반을 관리한다.

박 부회장은 14일 중국 상하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중국의 주요 도시에 유통매장 10개를 오픈할 계획”이라며 “2020년까지 중국에서 쇼핑몰을 100개로 늘려 현지 매출 1위 유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 국내 유통시장 강자인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이 중국 유통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이랜드그룹이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부회장은 “기존에 국내 유통업체들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중국기업과 똑같이 하드웨어로 접근했기 때문”이라며 “이랜드그룹은 현지 유통채널에 부족한 콘텐츠는 부분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패션과 외식 등 45개 브랜드를 출시해 7700개가 넘는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문을 열 쇼핑몰에 30% 가량은 '티니위니', '로엠', '미쏘', '스파오' 등 이랜드그룹의 브랜드 매장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다른 브랜드들로 채워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랜드그룹의 유통사업 1호점 팍슨-뉴코아몰은 15일 개점 당일에 15만 명의 고객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 경기둔화 딛고 성공할까?

이랜드그룹은 유통사업 진출로 중국에서 본격적인 성장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올해 유통사업 진출로 중국사업을 본격화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NC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등 유통사업으로 회사가 2배 가량 커진 것처럼 중국에서도 패션사업보다 유통사업이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성경, 중국에서 유통사업으로 '이랜드 성공신화' 만든다  
▲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중국은 경기둔화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도 이런 우려가 여전하고 현지 백화점 등도 문을 닫는 상황이어서 일각에서 이랜드그룹의 승부수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현지 대기업인 완다그룹도 현지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백화점, 쇼핑몰 등을 축소하고 있다”며 “이랜드그룹의 패션사업 등도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데 신사업 진출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그동안 중국에서 40~50%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던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최근 이런 성장세가 10%대 초반까지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그룹의 중국 매출은 2000년 90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0년 1조, 2013년 2조 원, 2014년엔 2조5천억 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중국에서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중저가 제품으로 옮겨가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는 점에 착안해 불황에 맞는 유통점 형태로 출점한다”며 “이랜드그룹의 중국 유통매장은 고가의 브랜드를 기존보다 싸게 구입하면서 같은 장소에서 중저가의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유통매장은 임대수수료를 받는 형태보다 직매입해 운영하는 비중이 높다”며 “직매입 매장은 마진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수익성 리스크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