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구글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구글이 최근 지주회사 알파벳을 설립하고 사업을 쪼갠 것처럼 SK텔레콤도 통신사업만 집중하고 나머지 사업을 잘개 쪼개 자회사가 담당하도록 해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장동현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사업구조 개편이 구글과 유사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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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은 29일 자회사인 SK플래닛을 앞으로 3개의 별도법인으로 쪼개 각각 완전자회사로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SK텔레콤은 SK플래닛을 내년 2월 커머스부문과 플랫폼부문으로 우선 분할해 각각 자회사로 품은 뒤에 플랫폼부문을 다시 쪼개기로 했다.
장 사장은 자회사가 맡고 있는 사업을 잘게 쪼개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각 자회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런 사업구조 개편으로 이동통신사업만 직접 챙기는 일종의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구글이 올해 10월 지주회사인 알파벳을 설립한 것과 비슷하다. 구글은 알파벳을 세운 뒤 상용화되지 않은 신사업을 모두 알파벳에 이관했다.
이를 통해 구글은 검색과 유튜브(동영상) 등 주력사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알파벳은 미래 신사업을 전담하면서 구글의 부담을 줄였다.
SK텔레콤이 자회사들의 사업 전문성을 키우려고 하는 것은 2018년까지 기업가치 100조 원을 실현하겠다는 장동현 사장의 비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장 사장은 SK텔레콤을 2018년까지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시킨 뒤 현재 20조 원대 규모인 SK텔레콤의 가치를 2018년까지 50조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나머지 50조 원은 자회사의 몫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만 놓고 봤을 때 SK텔레콤 자회사가 2018년까지 기업가치 50조 원을 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플랫폼사업과 연관이 있는 SK텔레콤 자회사 가운데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SK브로드밴드의 기업가치는 1조 원대 중반 수준이다. SK플래닛과 SK커뮤니케이션 등 다른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는 이보다 낮다.
모기업인 SK텔레콤보다 덩치가 큰 SK하이닉스가 있지만 이 회사는 플랫폼 사업과 큰 연관이 없는 반도체 기업이다.
게다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사업 집중육성 계획을 밝히면서 SK하이닉스가 앞으로 SK텔레콤에서 떨어져 나갈 가능성도 높다.
장 사장이 '2018년까지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100조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실현하는데 SK하이닉스를 고려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자회사의 전문성 강화’라는 전략을 앞으로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2018년까지 기업가치 100조 원 규모의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결국 플랫폼 사업을 담당하는 개별 자회사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장동현 사장 입장에서 SK텔레콤의 통신사업을 확대하는 것만큼이나 자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