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임기를 1년 더 연장해 한수원을 종합에너지회사로 탈바꿈하려는 계획에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까?
한수원의 올해 실적이 양호하고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성과를 보태는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들을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7일 한수원 안팎에 따르면 정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 만료일이 2021년 4월4일로 다가오면서 정 사장이 연임에 성공해 한수원을 계속 이끌지 주목된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기업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1년 단위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한수원이 올해 좋은 실적 흐름을 보인 것은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한수원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4065억 원, 영업이익 1조1878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55.2% 각각 상승했다.
정 사장이 원자력발전사업을 맡은 한수원의 사장이지만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신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정 사장은 2018년 한수원 사장으로 취임한 뒤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계획 보류 등을 결정했다.
정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원자력 발전 의존도는 계속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018년 취임하면서 “과거에는 원전 운영만으로 성장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원전만 운영해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 사장은 태양광과 풍력, 수소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에서 진행하고 있는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수사는 정 사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연루된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무원 3명이 기소되고 검찰의 수사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신설하려는 에너지전담 차관 자리도 변수다.
후보 물망에 정 사장이 오르고 있어 차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될 수도 있다.
에너지전담 차관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전환 가속화, 미래에너지 산업 육성 등 에너지 관련 정책을 전담하게 된다.
에너지전담 차관은 내년 2월 안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상반기에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에너지전담 차관이 에너지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에너지 전환정책을 잘 이해하는 관료 출신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 사장은 26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과 산업경제실장(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를 역임한 바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과 관련해 “사장 연임은 한수원에서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사장 임기와 관련해 나온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