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실행을 위해 조직 운영에서 거버넌스 요소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한상공회의소 다음 회장을 맡아 대외활동이 늘어날 것을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자리잡고 있다.
7일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다음 회장을 수락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SK그룹의 연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 실린 최 회장의 의중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올해 SK그룹 임원인사에서 재계가 가장 주목한 대목은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자리를 지킨 점이다.
조 의장은 앞서 2017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처음 선임된 뒤 2019년 유임됐고 2021년도 임원인사에서도 자리를 지키면서 앞으로 2년 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게 된다.
조 의장의 유임은 그룹 경영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되면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는 만큼 그룹의 최고의사결정협의체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역할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고 바라본다.
SK 내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3연임한 것은 처음”이라며 “그룹 체제에서 역할로 봐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을 평가하고 리드하는 그룹 2인자 역할을 하는데 그런 자리에 있는 조 의장이 3연임을 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사회적 가치부터 ESG경영까지 최 회장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 대외활동 비중이 커지면 그룹 내부의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인물인 셈이다.
대한상의는 전국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상공인 18만 명을 대변하는 경제단체다. 대한상의 회장이 수행해야 할 공식 직함만도 50여 개에 이른다.
조 의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전에 지주회사 SK의 대표를 맡아 SK바이오팜 등을 통해 그룹 바이오사업 역량을 키웠고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등 새 성장동력사업 발굴에 주도적 역할을 했었다는 점에서도 최 회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