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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
SK그룹에게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조기석방이 더욱 절실해졌다.
최 수석부회장은 수감되기 전에 SK네트웍스 이사회 의장을 맡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E&S 대표이사를 맡았다.
SK네트웍스는 이번에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진출은커녕 기존 워커힐면세점까지 잃었고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사업도 고전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11월 말이면 형기의 4분의 3을 채우게 된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강릉교도소로 옮겨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가석방 요건인 형 집행기간의 3분의 1도 채운 상태다. 최 부회장은 대기업 오너 경영인 가운데 최장기 복역 기록을 세우고 있다.
최 부회장은 그동안 모범적으로 수감생활을 한 점을 인정받아 최근 최고 수형등급인 S1으로 상향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이 노역에 성실하게 임하고 중증 수감자들의 대소변까지 직접 받아내는 등 솔선수범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SK그룹 내부에서 최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가석방은 가석방 요건을 채운 모범수들 가운데 교정시설의 장이 신청하고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부회장의 가석방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이나 자꾸 입길에 오르내려 오히려 역풍을 맞을까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과 함께 2012년 SK그룹 계열사의 출자금 465억 원을 횡령해 옵션투자에 유용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최 부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최태원 회장과 함께 특별사면 대상에 오를지 주목됐으나 당시 심사위원들이 형제의 동시 사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최종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형제가 동시에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만큼 최태원 회장으로서 최 수석부회장에게 마음의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 과거에 한차례 사면을 받은 적이 있어 최 부회장이 결과적으로 ‘형제사면 불가’의 희생자가 된 셈이다.
SK그룹이 최 부회장의 부재에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SK네트웍스는 서울 시내면세점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하며 워커힐면세점 사업권을 잃게 됐다. 면세점 경쟁은 오너 경영인들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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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그러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나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달리 최태원 회장은 이번 면세점 경쟁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SK그룹에서 유통업 비중이 낮은 탓도 있지만 최태원 회장이 반도체와 통신, 에너지 등 주력 사업을 챙기느라 유통업까지 돌볼 겨를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구속 수감된 뒤인 2014년 3월 SK네트웍스 이사회 의장과 SKE&S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SK네트웍스는 KT렌탈 인수전에서도 실패한 데 이어 면세점 경쟁에 나섰다가 올해 두 번이나 쓴잔을 마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 두산의 유통사업 약점을 오너의 강력한 의지로 극복하고 시내면세점 진출에 성공한 것처럼 면세점 사업을 키우겠다는 오너의 의지가 이번 심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다”며 “그런 점에서 SK그룹은 아쉬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마찬가지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에서 수입선 다변화와 환율효과 등을 통해 흑자로 전환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전기차 배터리를 성장동력으로 삼아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지만 삼성그룹이나 LG그룹의 벽을 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1~9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국내 3인방의 점유율을 보면 LG화학 5위(7.7%), 삼성SDI 6위(5.3%), SK이노베이션 8위(4.5%)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 베이징자동차와 배터리 생산 및 공급을 위한 합작법인을 세웠다. 또 7월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서산 공장’ 증설도 끝냈다. 하지만 기술이나 생산규모 면에서 LG화학이나 삼성SDI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미래는 중국이 쥐고 있는데 최태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중국 네트워크를 가동한다고 해도 오랫동안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관장해온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네트워크를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고전은 최 수석부회장의 부재도 한몫하는 셈”이라고 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