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20-09-22 14: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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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배터리 투자 확대에 나설까.
전기차배터리시장은 테슬라 배터리데이를 기점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LG화학은 배터리사업이 흑자로 전환한 뒤 분사를 통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SDI도 하반기 중에 전기차배터리사업의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투자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22일 글로벌 전기차산업을 선도하는 테슬라가 배터리데이를 개최하면서 전기차배터리업계를 바꿀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데이 행사는 미래 전기차시장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이벤트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어떤 내용을 발표하더라도 결국 배터리 수요 증가와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전기차배터리 1위에 오른 LG화학은 배터리사업 분사를 결정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경쟁사인 삼성SDI의 움직임에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취임할 때부터 삼성SDI의 배터리사업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처럼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 사장은 전기차배터리시장이 격변하는 상황에서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상반기 순차입금이 2조5천억 원 수준으로 적지 않은 편이다. 투자를 확대하기에 다소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도 작용해 삼성SDI는 에너지솔루션부문에서 상반기 5890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업황이 변곡점에 있는 만큼 필요하다면 회사채 발행이나 보유 자산 매각 등 여러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만큼 배터리 투자는 시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CD와 폴리실리콘 산업의 선례를 보면 시설투자(CAPEX) 시기를 놓쳐 경쟁에서 한번 밀리는 순간 독보적 1위 업체라도 산업에서 영원히 도태된다”며 “(배터리사업에) 과감히 투자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전기차배터리사업의 초점을 유럽시장에 맞추고 있다.
삼성SDI는 7월 말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올해와 내년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BMW와 차세대 배터리 장기공급 계약을 맺고 헝가리 배터리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헝가리 1공장은 이미 가동 중이고 2공장도 짓고 있다. 2030년까지 1조2천억 원을 투자해 월 1800만 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테슬라의 배터리데이가 삼성SDI의 추가 투자를 자극할 계기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터리데이의 내용에 따라 삼성SDI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테슬라 협력사가 아니지만 테슬라가 사용하는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SDI의 테슬라 배터리 공급 가능성이 꾸준히 나온다. 삼성SDI는 7월 실적발표 때 테슬라 공급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특정 고객사과 관련된 내용을 상세히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2021년부터 양산돼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라며 “과점화된 원통형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수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배터리데이에서 삼성SDI가 강점을 지닌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이나 전고체배터리 등과 관련한 발언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삼성SDI는 2021년 니켈 비중을 높여 에너지밀도를 향상하는 하이니켈 기술을 적용한 5세대(Gen5)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한다. 전고체배터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 사업장에서 만났을 때 논의 주제로 다뤄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관련 투자는 시장상황을 보면서 대응할 것"이라며 "기존에 계획한 투자는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