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기대에 못미친 성적표를 내놓았다. 특히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통합 온라인몰의 실적이 오히려 통합 이전보다 뒷걸음질쳤다. 그러다 보니 정 부회장의 경영성과에 오점을 남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용진의 통합 온라인몰, 유통사업 발목잡아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15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는 1분기 영업이익 138억43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2.1% 줄었다. 매출 역시 1178억4800만 원으로 4.8% 줄었다.

이마트 실적도 부진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68억3300만 원이고 매출은 7656억19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각각 20.3%와 2.6% 감소했다.

신세계의 실적부진은 불황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통합 온라인몰의 저조한 성적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분기 신세계 온라인몰의 매출은 6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3% 감소했다. 이마트몰의 매출도 1125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0%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는데 적자규모가 신세계몰은 60%, 이마트몰은 50% 각각 늘었다.

신세계의 온라인사업 부진은 올해 초 출범한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 때문이다. SSG닷컴으로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이 통합하면서 잦은 시스템 오류로 고객들의 항의가 폭주했다. SSG닷컴은 기술적 문제로 배송오류와 결제오류가 발생했고 구매내역이 취소되는 등 상품구매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신세계가 고객들의 불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더욱 논란을 가중시켰다. 일부고객은 “신세계 콜센터는 연결이 안 되며 홈페이지에 해당사안을 공지하거나 사과하는 글도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불만이 통합 온라인몰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몰 통합은 시스템 측면에서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세계가 지나치게 서둘러 진행하면서 물리적 통합만 중점을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처음이다 보니 사전에 제대로 준비가 안 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월 “10년 동안 새로운 유통업에 집중투자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2023년까지 31조4천억 원을 투자해 17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의 한 축에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이 있다. 정 부회장은 SSG닷컴의 사업영역을 늘리고 온라인 전용물류센터도 확대해 온라인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세계는 SSG닷컴을 출범하며 “모든 유통망의 온라인 창구를 하나로 통합한 것은 세계 최초”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자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합한 전례가 없어 예기치 못한 오류가 많이 생겼다”며 말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