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우리FIS는 우리금융그룹의 9월 바젤3 개편안 도입에 맞춰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디지털 전환에 핵심인 그룹사 전체 클라우드(가상 데이터 저장소)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이동연 우리FIS 대표이사 사장.
우리금융그룹은 자기자본비율 상승을 통한 가용자본 확보와 코로나19로 앞당겨진 비대면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화를 하반기 현안으로 두고 있다.
자기자본비율을 기존보다 높여줄 수 있는 바젤3 개편안을 도입하고 모든 계열사를 클라우드로 연결해 디지털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이 선행되야 한다.
우리FIS는 컴퓨터시스템 설치 및 개발, 소프트웨어 개발, 통신장비 공급 및 유지보수 용역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금융그룹 내 유일한 정보통신(IT)기업이다.
우리금융그룹은 바젤3 신용위험평가 개편안을 9월 조기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FIS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역할이 더 부각될 수 밖에 없다.
우리금융그룹은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출범이 늦어 증권사, 보험사, 캐피털사 등 계열사 확장에 공을 들여야 한다. 우리금융그룹이 바젤3 개편안을 도입하면 자기자본비율이 1%포인트가량 올라 1조 원 정도의 가용자본을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인수합병에 동원할 자본여력이 커지게 되는 셈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급속히 전환되자 디지털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우리FIS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6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하며 '디지털 우선, 모든 것을 바꾸자'를 새 경영슬로건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손 회장은 우리FIS에 그룹 공동 클라우드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내 줄 것을 당부했다.
우리금융그룹의 핵심과제에 우리FIS의 역할이 커지게 되면서 이 사장이 사업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게 됐다.
우리FIS는 우리금융그룹의 모든 시스템을 담당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실적을 통해 성과를 보여주기는 힘들다.
우리FIS는 2019년 기준으로 매출 2440억 원을 냈지만 순이익은 31억 원에 그쳤다. 매출 대비 순이익이 1.2% 수준에 불과하다. 시스템 구축·관리 등 그룹 내부에서 진행되는 사업비중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FIS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그룹 내 정보통신 계열사들은 내부사업을 위주로 하다보니 순이익을 많이 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아 시스템 개발과 인건비, 판관비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하고 수익을 일정비율만 나게 미리 설정해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2019년에 이어 2020년 우리FIS 대표 연임에 성공했다. 2019년 우리FIS 대표에 오른 뒤 우리금융그룹 전산시스템에 장애발생율을 개선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반기에 바젤3 신용위험 평가시스템과 클라우드 구축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 우리금융그룹 내부에서도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이 사장은 우리은행 중소기업·개인·정보통신 그룹 등을 두루 거친 인물로 2020년 1월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집행부행장 등과 함께 우리은행장 후보 최종 3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