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기존의 가스사업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생산과 유통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힘쓰고 있다.

10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채 사장은 2040년까지 국내에서 필요한 수소 수요 예상치 526만t의 60% 이상을 가스공사에서 공급하는 목표 아래 수소 생산과 유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채희봉, 가스공사 인프라로 수소 생산과 유통 주도권 쥐기 전력투구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수소 생산과 유통은 수소경제의 기초사업으로서 수소경제가 발전할수록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수소 생산시장 규모는 2017년 1032억 달러에서 2026년 2075억 달러로 연평균 8.1%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수소 저장·운송시장 규모도 2026년 10억1100만 달러에 이르러 연평균 8% 정도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가스공사는 해외에서 가스를 사들여 국내 사업자에게 파는 도매사업을 오랫동안 수행하면서 수소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많이 갖추게 됐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는 수소경제 초기단계에서 수소의 대량생산 수단으로 쓰인다. 가스와 물의 촉매 반응을 고온에서 유도해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가스공사가 국내에서 운영하는 천연가스 배관망도 4854㎞ 규모에 이른다. 액화천연가스 인수기지 4곳과 이곳들에 연결된 정압관리소 140여 곳도 운영하고 있다.

채희봉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수소 생산시설 25곳을 구축할 목표를 잡았다. 생산시설 규모도 대형화해 수소 제조원가를 낮춰 사업성을 끌어올릴 계획도 세웠다.

천연가스 공급망 근처에는 규모가 큰 거점형 수소 생산기지를 만들기로 했다. 수소가 필요한 수요처 근처에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거점형 수소 생산기지 지역을 공개모집해 4월 말 경상남도 창원시를 선정했다. 이곳에 200억 원을 들여 도시가스를 원료로 쓰는 수소 추출 및 출하설비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창원시에 거점형 수소 생산기지가 세워지면 2022년 하반기부터 하루에 5t 규모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공사는 경상남도 김해시와도 협약을 체결해 부산경남지역본부 부지에 김해 제조식 수소충전소를 세우기로 했다. 운영을 시작한 예정시기는 2021년 8월이다. 

국내의 수소 유통방식을 비중에 따라 살펴보면 배관(파이프라인) 93%, 운송용 튜브 트레일러 7%다. 배관망은 아직 전국적으로 갖춰지지 않았고 튜브 트레일러는 보편화 단계다.

이를 고려해 채 사장은 수소 유통에 필요한 배관망 700㎞과 운송용 튜브 트레일러 500대를 구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채 사장은 정부가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법(수소법)’의 제정에 따라 2020년 말에 수소 유통지원을 전담할 기관을 지정하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채 사장은 수소 생산과 유통을 비롯한 수소경제 전반을 가스공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으면서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연초 글로벌단체인 수소위원회 CEO 정기총회에 참석해한 자리에서도 “우리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적극 부응해 미래 에너지 시대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가스공사는 천연가스 분야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산업 가치사슬을 완성한 경험이 있다”며 “수소경제 분야에서도 인프라 확충에 주력해 수소산업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