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관련한 가계부채가 무려 3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전국 4년제 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666만7천 원으로 지난해 대비 1만6천 원(0.24%)을 내려 ‘생색내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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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3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비 관련 가계부채 규모는 28조4천억 원으로 지난 2012년 말 25조3천억 원보다 12.3% 늘어났다.
이 기간에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은 6.0%였다. 그만큼 교육비 관련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비 관련 가계대출은 전체 가계대출의 2.8%를 차지한다. 이는 교육비를 부채가 아니라 주로 가계소득을 통해 충당하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자금 조달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출로 학자금을 내는 비중은 7.6%에 불과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교육비 관련 가계 부채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계 소득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교육비 지출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가계수지 개선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 우선 교육비 관련 가계지출을 점차 줄여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2년 우리나라 국민계정의 최종 소비지출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이른다. 미국(2.4%), 영국(1.5%), 독일(1.0%), 프랑스(0.8%) 등 주요 선진국보다 3~5배나 높다.
이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교육비 지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청년층은 지나치게 많은 부채로 금융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교육비 관련한 가계지출 구조는 장기간에 걸쳐 형성됐기 때문에 단기간에 개선되기가 쉽지 않아 앞으로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서라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학 등록금 부담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30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정보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공개한 4년제 일반대학 174개교의 등록금 정보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174곳의 1인당 연간 평균등록금은 666만7천 원으로 전년 대비 1만6천 원(0.24%) 인하에 그쳤다.
사립대 1인당 등록금은 733만2천 원으로 지난해 734만8천 원 대비 0.22% 내렸고 국공립대는 414만2천 원으로 0.19% 인하됐다.
수도권 대학의 1인당 등록금은 평균 755만원이었지만 비수도권 대학은 618만3천 원이었다.
대학별로 연세대가 867만5800원으로 1인당 등록금이 가장 비쌌다. 이어 을지대(850만100원), 한국항공대(847만2200원), 이화여대(843만3300원), 한양대(839만4300원), 추계예술대(838만6900원), 연세대 원주캠퍼스(837만4100원), 홍익대 세종캠퍼스(835만1200원), 성균관대(833만1900원), 한양대 에리카캠퍼스(832만5200원) 등의 순이었다.
2012년부터 등록금 인하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대학들은 3년 연속 등록금을 인하했지만 대부분 0∼1% 인하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