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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상실 위기 처한 정몽선 현대시멘트 회장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4-29  13: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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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선 현대시멘트 회장이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기 위해 특단의 조처를 내렸다. 무상감자에 이어 대규모 출자전환까지 단행했다. 덕분에 회사는 자본잠식과 상장폐지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정 회장의 지분율이 뚝 떨어져 경영권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 감자와 출자전환으로 지분율 1% 미만으로 떨어져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정몽선 회장 일가의 현대시멘트 지분율은 현재 21.30%다. 지난해 말까지 29.31%였는데 세 달 사이에 무려 8.01%포인트가 줄어들었다. 이는 무상감자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 부채를 자본으로 출자전환할 경우 정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최악의 경우 1%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경영권 상실 위기 처한 정몽선 현대시멘트 회장  
▲ 정몽선 현대시멘트 대표이사 회장

현대시멘트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마이너스 2768억 원을 기록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부채는 7557억 원으로 2012년보다 61.26%나 늘었다. 현대시멘트는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제40조에 따라 지난 2월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만약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했다면 상장 폐지될 처지에 몰렸다.

현대시멘트는 상장유지를 위해 강도 높은 재무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시멘트 이사회는 지난달 3일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의 주식은 10주를 1주로, 그 외 주주의 주식은 5주를 1주로 각각 병합하기로 의결했다. 무상감자 결과 367억2천만 원이던 자본금은 50억6502만원으로 줄었다.

현대시멘트는 또 산업은행 등 주채권은행과 협의를 통해 총 4757억 원의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출자전환이란 채권자에게 진 빚을 돈이 아닌 주식을 발행해서 갚는 것이다. 출자전환을 하면 손쉽게 기업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대주주가 경영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당장 회사를 살려야 하는 정 회장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현대시멘트가 출자전환에 성공하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된다. 출자전환 후 현대시멘트 부채는 4348억 원으로 줄어든다. 자본총액은 412억 원으로 늘어나고 자본금 대비 자본총액 비율이 112.2%가 된다. 그 결과 현대시멘트는 상장폐지와 거래정지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러나 출자전환이 되면 정 회장의 보유 지분율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최악의 경우 정 회장 일가는 지분율이 0.95%까지 떨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 현대시멘트 위기 부른 계열사 성우종합건설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456억7천만 원을 기록해 3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매출은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3256억 원을 거뒀다. 순손실 규모도 2012년까지 감소세였다. 2010년 2391억 원에 달하던 순손실은 2012년 378억 원까지 줄었다.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배경에 오름세에 있는 시멘트 판매단가가 자리한다. 2010년 톤당 시멘트 가격은 5만3천 원 선이었으나 그동안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6만6천 원 선까지 올랐다. 최근 시멘트업계는 적정가격 회복을 주장하며 8.8%~10%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시멘트는 지난 3월 초 6%~10%의 가격인상을 한 차례 단행했다. 현대시멘트가 지난 8일 레미콘 업체에 발행한 세금계산서에 따르면 현재 톤당 가격은 8만700원이다.


재료인 유연탄의 가격하락도 실적개선에 기여했다. 유연탄은 시멘트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원재료인데 현대시멘트 원재료 매입액의 60%를 차지한다. 현대시멘트의 경우 2012년 톤 당 18만6340원이던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15만5747원까지 떨어졌다. 유연탄 가격 하락으로 현대시멘트는 원가절감 효과를 봤다.


이런 실적개선 조짐에도 불구하고 현대시멘트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것은 계열사의 지급보증 때문이다.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347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으로 대규모 충당부채가 설정되면서 순손실을 낸 것이다. 현대시멘트의 지난해 기타비용은 3730억 원으로 2012년 679억 원보다 3천억 원 이상 늘었다.


현대시멘트의 지급보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계열사는 100%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대시멘트의 금융보증계약부채는 모두 4706억 원인데 이 가운데 성우종합건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무려 4151억 원이다. 현대시멘트는 이와 별도 성우종합건설 장기 차입금에 대해서도 637억 원의 지급보증을 섰다.

성우종합건설은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금난에 시달렸다. 성우종합건설은 파이시티 지분 18.76%를 보유하고 있다. 파이시티사업은 이명박정부 시절 특혜의혹이 드러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파이시티사업은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각종 소송과 채권단 갈등으로 표류했다. 그 과정에서 성우종합건설의 이자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대시멘트는 자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금지원과 지급보증을 했지만 결국 두 회사 모두 2010년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현대시멘트는 1969년 현대건설에서 분사한 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순영 회장이 경영하다가 정순영 회장의 장남인 정몽선 회장이 1997년부터 경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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