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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수 삼성SDS 사장(왼쪽), 김대훈 LGCNS 사장(가운데), 박정호 SK 사장. |
삼성SDS, SK(옛 SKC&C), LGCNS 등 국내 3대 시스템통합(SI)업체가 해외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 안주해서 더 이상 성장이 힘들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은 만만치 않다. IBM이나 HP와 같은 글로벌 공룡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모바일과 클라우드가 확산되는 등 IT서비스의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내 3대 SI업체들은 중남미 등 비교적 거대 SI업체의 진출이 더딘 시장을 노리거나 현지업체와 손잡는 전략으로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삼성SDS, SK, LGCNS 해외 진출에 가속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SK, LGCNS 등 국내 3대 SI업체들이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8일 중국 출장을 마치고 대만으로 향했다. 최 회장은 이곳에서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 회장이 나서면서 SK가 연매출 150조 원에 이르는 홍하이그룹의 시스템통합(SI)과 경영효율화 프로젝트 등을 맡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한다.
삼성SDS는 27일 개방형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를 출시했다. 삼성SDS는 이를 통해 미국 중국 등 기업고객 유치에 적극 나선다. 삼성SDS는 기업용 모바일 관리 솔루션도 미국, 독일 등지로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LGCNS도 해외 IT사업 수주를 위한 해외법인을 늘려나가고 있다.
LGCNS는 2020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전체의 50%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한다. 이를 위해 태국, 필리핀, 중국, 브라질, 콜롬비아 등지에 해외법인을 세워 관련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LGCNS는 칠레에 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페루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SI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국내에서 더 이상 성장을 이어나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2013년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 개정되면서 대형 SI업체들은 공공사업 참여가 제한돼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국내 SI시장이 성장둔화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의 경우 보안 등을 이유로 자체 SI업체를 육성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일감도 줄고 있다.
3대 SI업체들은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삼성SDS는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5.2% 줄었다.
LGCNS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3.9%, 영업이익은 86%나 감소했다.
SKC&C의 경우 중고차매매, 반도체 모듈 등 통합시스템과 관련 없는 사업을 붙여 실적을 불려나갔지만 SK와 8월1일부터 합병하면서 SI부문의 성장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SI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 등은 건당 수십억 원에 불과한 사업도 많다”며 “그나마 공공사업의 경우 수백억 원이 넘는 거대사업이었는데 진출이 제한되면서 성장이 힘들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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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수 삼성SDS 사장이 지난해 9월 열린 스마트 투게더 포럼에서 국내외 협력사 대표들에게 삼성SDS의 ICT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
◆ IBM, HP 등과 경쟁할 수 있나
그러나 국내 3대 SI업체의 해외공략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 미지수다. 이들이 IBM, HP 등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IT업계는 중소지역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10위 안의 기업들을 제외하고 매출 격차도 크지 않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해 세계 SI기업 매출 순위 27위에 올랐다.
삼성SDS는 2013년 30위에서 3계단 상승하며 국내 SI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20위권에 진입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6% 넘게 오르며 30위권 기업 가운데 2번째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LGCNS는 같은 기간 54위에서 51위로 올랐으며 SKC&C도 76위에서 71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반면 1위와 2위를 지킨 IBM과 HP는 역성장하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IBM은 매출이 전년보다 3.5%, HP는 6.5% 줄었다.
삼성SDS는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솔루션사업을 앞세워 해외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SDS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과 클라우드 발달에 따라 새로운 IT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넓혀진 시장을 선점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 기존업체들과 크게 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LGCNS는 비교적 거대 SI기업의 진출이 더딘 신흥국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LGCNS는 콜롬비아의 보고타를 거점으로 중남미 등 틈새시장을 겨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SK(옛 SKC&C)는 중국과 대만의 현지업체와 손잡고 중화권시장을 주요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
SK는 지난 5월 홍하이그룹과 IT서비스 합작기업(JV)을 설립해 중국 SI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SK는 2017년 중국에서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통합 물류관리 시스템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