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봉쇄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하는 교민과 유학생을 충청남도 아산과 충청북도 진천에 나눠 격리수용하기로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3차 회의에서 우한에서 귀국한 국민의 임시생활시설로 충청남도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과 충청북도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2곳을 결정했다. 
 
우한 교민을 아산과 진천에 분리해 수용, 무증상자를 우선 이송 

▲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관련된 대책상황과 우한 교민 이송대책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귀국을 바라는 국민들의 불편과 감염 가능성을 둘러싼 국민의 걱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용시설을 결정했다”며 “개별 시설의 수용능력과 인근 지역의 의료시설 위치, 공항과 시설 사이의 이동거리, 지역안배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30~31일 우한에 전세기 4편을 투입해 우한 교민과 유학생 700여 명을 데려오기로 했다. 사람 1명당 방 1개를 주는 방역원칙에 따라 이들을 시설 2곳에 분산해 수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발열과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자부터 먼저 데려오기로 했다. 본래 유증상자도 함께 데려오려 했지만 중국 당국과 협의한 결과 무증상자 우선 이송이 결정됐다.

귀국한 교민과 유학생들은 공항에서 추가 검역을 거친다. 여기서도 무증상자로 분류되면 임시생활시설에서 14일 동안 의료진과 함께 생활한다. 

하루 두 차례 건강상태 점검을 받아야 하고 입소기간에 외부 출입과 면회는 금지된다. 14일 동안 감염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귀가하게 된다. 

다만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주민들 사이에서 우한 교민과 유학생의 격리수용을 반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아산에서는 일부 주민이 트랙터 등을 통해 경찰인재개발원 주변 도로를 봉쇄한 뒤 반대 집회를 열었다. 

송기섭 진천군수도 기자회견을 열어 “충북혁신도시는 주거밀집지역이자 의료체계 취약지인데 수용시설로 결정된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