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의 집행임원에서 사임했다.
박 명예회장이 두산그룹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 명예회장은 27일 두산 집행임원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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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 |
집행임원은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법적 조언 등을 할 수 있는 자리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명예회장은 만 83세의 고령으로 건강을 생각해 집행임원에서 물러난 것”이라며 “집행임원은 사임하지만 명예회장 자리는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명예회장은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형으로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장남이다.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박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박 명예회장은 1981년 박두병 초대 회장과 정수창 2대 회장의 뒤를 이어 두산의 3대 회장에 올랐다.
박 명예회장은 1991년 대구 페놀 유출사고 사태수습을 위해 회장에서 물러났다가 1993년 다시 회장에 복귀했다.
박 명예회장은 형제경영 원칙에 따라 1996년 동생 박용오 전 회장에게 회장 자리를 넘기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그 뒤 두산그룹은 형제의 난을 거쳐 박용만 회장이 경영책임을 맡고 있다.
박 명예회장이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두산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오너 3세는 박용만 회장과 박용현 연강재단 이사장만 남았다.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은 중앙대 이사장 재직시절 특혜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모든 직책을 내려놓았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박 명예회장의 집행임원 사임을 4세 책임경영이 가속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이에 따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그룹의 박용만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에 주력하고 있어 사실상 계열사별로 4세들이 경영을 도맡아 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을 비롯해 박석원 두산엔진 사장, 박태원 두산건설 사장,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등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