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이 군공항 예비 이전후보지로 결정된 화성시의 반대로 수년째 사업 진척이 이뤄지지 않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간공항을 통합운영하는 대안마저 화성시가 거부하면서 화성시를 설득할 다른 방안을 마련해야하는데 예비 이전후보지인 화성지구에는 투기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염태영, 화성 반대로 수원 군공항 이전 진척없어 속만 끓어

▲ 염태영 수원시장.


30일 수원시와 화성시 관계자에 따르면 화성시 화옹지구가 수원 군공항 예비 이전후보지로 결정된 뒤 현재까지 별다른 진행 없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염 시장은 2015년 6월 국방부로부터 군공항 이전 타당성 승인을 받았으나 화성시의 반대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2017년 2월 화성 화옹지구를 예비 이전후보지로 승인했다.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방부는 경기도와 수원시, 화성시와 함께 주민설명회, 이전후보지 선정, 이전지역 지원계획 수립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2년이 넘도록 4자가 참여하는 이전 후보지 선정 심의는 물론 주민설명회조차 군공항 이전 반대에 막혀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5월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화성시는 군공항을 수용할 수 없다”며 “예비 이전후보지를 철회하고 군공항 이전 사업의 원점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나누면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흥성 화성시의회 의장도 27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군공항 이전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가 화성과 수원이 평등한 위치에서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군공항 이전사업이 계획 수립도 못하고 몇 년째 표류하자 민간공항을 건설해 군공항과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구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던 경상북도 군위군과 의성군이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통합한 대구통합신공항을 서로 유치하겠다고 나선 사례를 참고했다. 

하지만 화성시는 민간공항 통합운영 방안조차 거부했다.

수원공항 이전과 대구 통합신공항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화성시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가깝기 때문에 수원에 민간공항이 들어서는 것은 경제성이 적다고 봤다.

굳이 경기도 남부지역에 신공항이 필요하다면 서울 강남지역을 흡수할 수 있는 경기도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을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경제성이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군공항 이전 논의가 답보상태인 가운데 화성 화옹지구에 투기를 노린 벌집주택까지 들어서고 있다.

화성시는 단속권한을 지니고 있는데 투기세력 유입을 알면서도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공항 이전에 반대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전면단속에 나서면 군공항 이전예정지를 인정하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화성지구의 투기상황을 알면서도 단속권한이 없어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군공항 이전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은 모두 6조9997억 원이다. 신규 군공항 건설에 5조463억 원, 보상비를 포함한 지원사업에 5111억 원, 신도시 조성 7825억원, 금융비용 등에 6598억 원 등이다.

투기가 늘어나면 보상비도 그만큼 늘어나 주민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에 투입해야 할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