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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상처 안고 물적분할, 이동걸과 산업은행 역할 끝이 아니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9-05-31 1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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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예상된 결과였지만 상처는 예상보다 컸다. 상처가 아물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 상처 안고 물적분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과 산업은행 역할 끝이 아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울산은 말 그대로 전쟁터였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이 모든 과정을 지켜봤을 것이며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을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무려 25년 만에 전면파업과 점거농성을 동시에 벌였지만 주총을 막지 못했다. 마치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안건은 통과됐다.

이동걸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의 선택이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매각하며 “지금의 적기를 놓치면 우리 조선업도 일본처럼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단은 이번 사태로 빛이 바랬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며칠 동안 극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서로를 향한 신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감정의 골도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여론도 들끓었다.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와 현대중공업의 대승적 결단을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눈이 멀어 반대한다며 노조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거셌다.

당장 현대중공업은 앞으로도 당분간 노조와 갈등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주총장을 바꾸는 과정에서 회사가 중대한 절차를 위법했다며 주총 무효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도 가세하면서 후폭풍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회장은 무려 20년 만에 산업은행 품에서 대우조선해양을 떠나 보낸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 모든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이 회장의 결단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하다.

그는 평소 “최악의 결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결정, 무행동”이라고 말한다. 반대가 있더라도 정부와 사회는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적 ‘변화’에만 매몰되서는 안 될 일이다. 산업은행 회장은 더더욱 그렇다.

산업은행 회장 자리는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다. 수많은 기업의 구조조정에서 생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자리다. 그만큼 책임 역시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이 회장이 자신의 결정 하나하나가 얼마 만큼 무거운지,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이제 첫 발을 뗐을 뿐이다. 앞으로도 갈 길이 첩첩산중이다.

이 회장은 혹시 있을 수 있는 구조조정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여러 차례 공식석상에서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말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이 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계산방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지금까지 최대 10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이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됐다는 사실이다. 모두 국민의 혈세다.  
 
이 회장은 어떤 회장으로 기억될까.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을 넘긴 그의 결정이 ‘신의 한 수’로 남을지 정반대로 기억될지는 앞으로에 달려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효과가 나타나지 못한다면 그에 따른 후폭풍은 온전히 이 회장의 몫이다. 이 회장은 이번 매각에 자리를 걸었다. 그는 “잘못되면 직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일은 단순히 이 회장이 자리만 걸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 회장의 서명한 계약서의 무게는 이 회장의 자리보다 무겁다. 또 날이 갈수록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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