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국내 호텔과 리조트를 싹쓸이 하고 있다. 최근 풍림리조트 2곳을 인수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레저 사업에 관심이 매우 높다. 그는 한동안 중단한 것처럼 보였는데 다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 인수는 특히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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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 회장 |
이랜드그룹에서 레저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파크가 지난 4일 풍림리조트 제주점과 청평점을 인수했다. 오는 18일부터 소유권 이전 절차를 진행한다. 인수가격은 300억 원 정도다. 이미 지난해 12월 중도금을 납입하고 오는 15일 잔금 입금만 남은 상태다.
풍림산업은 지난해 법정관리에서 탈출하며 유동성 확보가 절실했기 때문에 두 곳을 매물로 내놓았다. 이랜드파크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먼저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파크는 주변경관과 입지조건이 좋은 제주 풍림리조트에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인수에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 풍림리조트는 서귀포 강정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5층 규모에 객실 수는 246개다. 청평 풍림리조트는 경기 가평에 있다. 7층 규모에 객실수는 176개다. 둘 다 객실가동률도 높고 영업이익도 흑자인 리조트다.
제주 풍림리조트를 인수함으로써 이랜드파크는 제주도 내 호텔과 콘도, 리조트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 이랜드파크는 2009년 한국콘도 제주점을 인수했고 2010년 서라벌호텔도 인수했다. 서라벌호텔은 켄싱턴제주호텔로 이름을 변경해 오는 17일 재개장한다. 중문단지에 위치한 한국콘도 제주점과 켄싱턴제주호텔은 각각 212개와 221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인수한 풍림리조트까지 합치면 이랜드파크는 제주도에 679개 객실을 보유한 최대 레저기업이 된다.
이랜드파크가 국내 호텔과 리조트를 잇따라 인수한 것은 박성수 회장의 이랜드 사업전략 때문이다. 박성수 회장은 '의(衣), 식(食), 주(住), 휴(休), 미(美), 락(樂) 등 6대 콘텐츠를 사업 방향으로 잡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이 6대 콘텐츠를 유통과 패션, 레저 3개의 축으로 나눠 집중하고 있다.
이랜드파크가 특히 제주에서 호텔과 콘도에 이어 리조트를 확보한 것은 중국인 관광객 수요를 겨냥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에서 이랜드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제주 호텔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국내 패션브랜드 최초로 중국 매출 2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이랜드의 패션부분 국내 매출을 웃도는 것이다. 이랜드는 중국에서 현재 40여 개 브랜드 6700여 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만큼 의류사업을 한국의 레저사업으로 연결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랜드그룹이 제주시 애월읍에 100만㎡ 규모의 테마파크 ‘더 오름 랜드마크 복합타운’을 개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 오름 랜드마크 복합타운은 복합엔터테인먼트공원을 시작으로 K팝타운, 컨벤션센터, 콘도 등이 어우러진 테마시티다. 개발 사업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이랜드의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활용해 우리 사업도 키우고 지방 관광지도 되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