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 리홈쿠첸 전기밥솥 99% 장악, 가격 비정상적 급등  
▲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왼쪽)와 이대희 리홈쿠첸 대표

전기밥솥이 주방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90%가 넘는 가정이 전기밥솥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기밥솥 가격은 갈수록 오르고 있다.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이 전기밥솥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기밥솥시장의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은 전기밥솥시장 99%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쿠쿠전자의 시장점유율은 70% 가량에 이른다. 쿠쿠전자는 17년 연속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으면서 전기밥솥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의 양강체제로 전기밥솥시장이 재편되면서 가격경쟁이 실종됐다.

두 회사는 고성능을 앞세워 고가제품 출시 전략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밥솥 가격이 해가 바뀔 때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쿠쿠의 IH압력밥솥 평균가격은 지난해 25만 원으로 2012년의 16만 원에 비해 50% 이상 올랐다. 리홈쿠첸의 IH압력밥솥 역시 지난해 평균 25만 원으로, 2012년의 17만 원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두 회사는 신제품 출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면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있는데 그 때마다 가격을 올리고 있다.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의 10인용 IH압력밥솥은 최고 70만~80만 원 대 제품까지 시중에 나와 있다. 웬만한 가전제품 한 대와 맞먹는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독과점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밥솥시장이 기업이윤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쿠쿠전자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연평균 14%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생산원가 대비 마진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밥솥시장의 독과점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공정위는 독과점에 따른 실제 피해사례가 접수되지 않은 이상 조사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단체 등에 접수된 밥솥 관련 민원은 제품결함이나 환불정책 등에 국한돼 있다. 가격에 대한 불만이 높아도 소비자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국내 밥솥시장은 과점형태를 띄고 있으며 대기업, 해외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과점시장 내 독보적 시장점유율(65%)을 확보한 쿠쿠전자는 가격결정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쿠전자는 올해 1분기 사상최대의 경영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쿠쿠전자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2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