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에서 이명희 회장 등 총수 일가가 등기임원에 올라 있는 계열사는 한 곳도 없어 책임경영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신증권 산하 민간경제연구소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24일 낸 신세계그룹 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신세계그룹에 소속된 계열사 가운데 총수가 임원으로 등재된 계열사가 한 곳도 없다는 것은 기업 지배구조의 책임경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총수 일가의 계열사 임원 등재율도 다른 주요 그룹보다 낮아 총수일가의 임원 등재를 통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정유경이 등기임원 안 맡아 책임경영 부족"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신세계그룹에서는 이 회장 등 총수가 등기임원에 올라 있는 계열사는 한 곳도 없고 총수 외 친족이 등기임원에 올라 있는 회사만 두 곳 있다.

신세계그룹의 총수 일가의 등기임원 등재비율은 5.1%인데 10대그룹 평균인 12.3%, 26대그룹 평균인 17.1%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신세계그룹에서 일부 전문경영인이 6곳의 계열사에서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도 사내이사의 충실한 임무 수행 측면에서 긍정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정식 신세계 부사장은 까사미아와 대전신세계, 신세계, 신세계의정부역사, 인천신세계 등 5곳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는 까사미아 등 3곳의 대표이사를 함께 맡고 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신세계그룹에서 현재 경영권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광주신세계와 삼성전자 지분이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신세계그룹에서 지배주주인 이명희 회장의 연령을 고려해 경영권 승계가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신세계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정용진 부회장 중심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 지분을 증여받기 위한 세금 마련이 관건”이라고 바라봤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명희 회장의 이마트 지분을 모두 증여받으려면 약 2880억 원의 증여세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정용진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광주신세계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 세금을 마련할 것으로 바라봤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광주신세계와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1525억 원, 470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 만큼 이를 경영권 승계의 자금줄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