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규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대표이사가 한진중공업 정상화의 막중한 과제를 안았다.

수빅조선소 출신인 안진규 사장이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수빅조선소 출신 안진규, 한진중공업 정상화 과제 짊어져  
▲ 안진규 한진중공업 사장
안 사장은 수빅조선소를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의 핵심사업장으로 키우고 영도조선소는 고기술 특수목적선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컨테이너선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안진규 한진중공업 필리핀법인장이 20일 한진중공업 주주총회에서 조선부문 대표이사에 올랐다.

최성문 전임 사장이 재무통 출신이었던 데 비해 안 사장은 현장 출신이다. 특히 필리핀 수빅조선소 설립 당시 현장소장으로 시작해 생산총괄담당 부사장, 수빅조선소 사장 등을 역임하며 수빅조선소를 세계 10위의 글로벌 조선소로 키워냈다.

안 사장은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로 불황을 극복할 것”이라며 “영도조선소를 정상화하고 수빅조선소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수빅조선소 출신인 안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것은 수빅조선소가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더 커졌음을 보여준다.

영도조선소는 수주가뭄으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조업이 중단됐고 그 사이 정리해고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수빅조선소는 지난해까지 누적 수주량 100척, 누적 매출액 50억 달러를 돌파하며 한진중공업의 주력 조선소로 자리잡았다.

안 사장은 대형 컨테이너선을 성장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영도조선소는 규모가 작아 6천TEU급 선박이 건조의 한계다. 그러나 수빅조선소는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 건조가 가능하다.

안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빅조선소 수주잔량 37척 가운데 22척이 컨테이너선일 정도로 컨테이너선에 집중하고 있다.

수빅조선소의 가장 큰 경쟁력은 낮은 인건비에서 나오는 가격 경쟁력이다. 수빅조선소를 제외한 세계 10위권 조선소들은 한국, 일본, 중국에 몰려 있어 필리핀보다 인건비가 높다. 수빅조선소 근로자의 인건비는 우리나라의 20분의1 수준이다.

자동화가 어려운 조선산업의 특성상 인건비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다른 조선소에 비해 확실한 강점이다. 국내 조선소의 인건비 비중이 25%인데 비해 수빅조선소는 6%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바탕으로 수빅조선소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나섰다. 현재 프랑스 CMA-CGM과 건조계약 체결이 임박한 상태다.

2만TEU급 선박을 수주한 삼성중공업과 일본 이마바리조선은 척당 1억5천500만 달러 규모에 계약을 맺었는데 수빅조선소는 이보다 낮은 1억4천만 달러를 제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빅조선소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선박 수주를 확대해 갈 것으로 본다. 수빅조선소는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억 달러 높여 11억5천만 달러로 잡았다.

안 사장은 수빅조선소는 수요가 늘고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 위주로 생산하고 영도조선소는 기술력이 필요한 잠수지원선이나 내빙선 등을 생산하기로 했다.

안 사장은 “장기적으로 수빅조선소에서 질적 성장을 이뤄 고부가가치선과 해양플랜트까지 건조능력을 점차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에 대해 시장전망도 긍정적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진중공업이 조선업체 중 유일하게 매출과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며 “조선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1.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