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대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라인이 주도하는 ‘라인뱅크’가 대만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으면 네이버가 인터넷은행사업의 첫 발을 떼게 된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 앞세워 대만에서 인터넷은행 첫 발 떼나

▲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대표이사.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금융당국이 2018년 말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2곳을 인가하겠다고 밝혔는데 라인뱅크 컨소시엄이 인가를 받을 유력한 사업자로 꼽히고 있다. 

라인은 14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라인의 자회사 ‘라인 파이낸셜 타이완’이 4개 파트너 회사와 함께 2019년 2월15일 이전까지 대만 금융감독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대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대만 인터넷전문은행사업에서 라인이 49.9%, 대만푸본상업은행이 25.1%, CTBC은행,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대만연합은행이 각각 5%의 지분을 들고 있다.

대만은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지분을 60%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한국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도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보유 한도가 34%다.

로저 첸 라인 파이낸셜 타이완 회장은 “앞으로 더 많은 자원을 모아 대만에서 핀테크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다른 업계의 파트너도 초대할 계획”이라며 “컨소시엄 회원 가입이 완료되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신청할 주요 주주들과 준비 사무실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라인이 주도하는 라인뱅크 컨소시엄에 다른 업계 파트너로 대만 모바일 통신회사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 파이낸셜 타이완은 라인의 디지털기술과 모바일 마케팅 경험에 이들 파트너회사의 금융 관련 전문성을 더해 대만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서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 금융상품과 서비스 등을 펼쳐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금융사업으로 영역 확장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일본 자회사 라인을 중심으로 일본 등 해외에서 금융사업 진출을 모색해왔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이 메신저 플랫폼 내부에 간편결제 서비스뿐 아니라 보험과 투자, 가계부 등 다양한 금융 관련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자연스럽게 금융 서비스 이용자의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며 “핀테크사업에서 금융포털화된 메신저 플랫폼이 지니는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금융사업에 진출하는 데 간편결제 서비스의 사업적 중요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금융 서비스 가운데 이용자들의 접속 빈도 수가 가장 높은 만큼 이용자의 확보와 금융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생성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기업들의 금융사업 진출 과정을 살펴봐도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의 성장과 오프라인 진출을 바탕으로 인터넷은행을 설립한 뒤 자산관리와 보험, 신용평가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했다.

라인은 2015년 8월 대만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사업을 시작했다.

라인페이는 모바일메신저 라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개인 인증을 거친 뒤 QR코드나 바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라인은 10월부터 ‘라인페이 카드 계좌’ 서비스를 통해 대만 대중교통 결제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는 등 라인페이 서비스의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라인은 대만에서 2100만 명의 플랫폼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과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을 합치면 라인 플랫폼을 한 달 동안 실제 이용하는 이용자는 1억6500만 명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