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패션사업 유통부문을 넘어 인테리어부문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정 회장이 취임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인수합병은 3건 성사에 그쳤지만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정지선, 한화L&C 인수해 현대리바트와 인테리어시장 1위 바라본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자회사인 현대홈쇼핑은 11월19일까지 한화L&C 인수작업을 끝내기로 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한화L&C가 인조대리석 등 건자재 장에서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춘 데다 국내 인테리어시장에서 성장 가능성도 높다”며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 부합하고 가구 전문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와 시너지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L&C는 한화그룹 계열사였다가 2014년 7월 첨단사업부문은 한화그룹에 남고 건축자재부문이 분리돼 같은 해 모건스탠리에게 3천억 원에 인수됐다.

한화L&C는 주로 인조대리석과 바닥재 등 건축자재를 생산해 판매한다. 2016년에 주방가구와 붙박이장 등 일반가구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2017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36억 원 내 처음으로 1조 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정 회장은 5일 현대홈쇼핑을 통해 모건스탠리로부터 한화L&C 지분 100%를 3680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정 회장의 6번째 인수합병으로 꼽힌다. 현대리바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인테리어업계 1위로 올라섰다.

현대리바트는 2017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447억 원을 냈는데 여기에 같은 기간 한화L&C의 매출을 단순히 합하면 2조5083억 원으로 업계 1위인 한샘의 매출 2조625억 원보다 많다.

정 회장은 앞서 2017년 현대리바트에 건축자재회사인 현대H&S를 합병해 기업 사이 거래(B2B)를 전문으로 리모델링하는 건축자재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이 이렇게 인테리어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는 유통사업의 정체를 신사업으로 극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시장 규모는 2014년 10조 원에서 2017년 12조 원으로 3년 동안 20%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백화점시장 매출은 0.3% 성장해 사실상 정체돼 있다.

정 회장은 인테리어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계속해 왔는데 이제 종합인테리어회사로 발돋움하는 셈이다. 

정 회장이 앞으로 현대홈쇼핑과 백화점 등을 통해 유통채널과 상승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홈쇼핑채널과 인테리어사업의 시너지는 한샘을 통해 증명됐다.

한샘은 홈쇼핑 채널을 통해 인테리어 패키지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2017년 2천억 원가량 매출을 올렸다. 이는 한샘 매출의 10% 수준에 이른다.

정 회장은 2007년 당시 만 35살의 나이로 회장에 올라 2015년까지 단 3차례 인수합병을 진행했는데 2016년 말부터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2016년 말 한섬을 통해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했고 2018년 현대HCN이 딜라이브의 서초권역을 인수했다. 

정 회장은 1972년 생으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삼남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연세대 사회학과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 '스페셜스튜던트' 과정을 이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