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관록이냐,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패기인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을 둘러싼 경쟁이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대결로 압축됐다.
▲ 이부진(왼쪽)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
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면세점사업 경력만 30년이 넘는 신라면세점(호텔신라)과 신라면세점보다 670억 원 이상 많은 입찰금액을 써낸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 가운데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시선이 몰리고 있다.
이부진 사장이 면세점 운영능력을 내세웠다면
정유경 총괄사장은 다소 짧은 경험을 베팅으로 만회하려고 한다.
신라면세점은 국내 2위, 세계 5위의 면세점사업자다. 1986년 7월 서울에 면세점을 열며 면세점사업에 뛰어들었다. 7월이면 사업 경력만 꽉 채워 32년이다.
신라면세점은 그동안 국내 2위를 넘어 글로벌 주요 면세점사업자로 성장했다.
특히
이부진 사장이 2011년 대표이사에 오르고 해외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면세점사업에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신라면세점은 제주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요 허브공항인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과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에서도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경험과 운영능력은 신라면세점보다 뒤쳐질 수밖에 없다. 신세계그룹은 2012년 부산 시내면세점으로 면세점사업을 시작했다. 단순 계산으로 둘의 경력 차이는 26년에 이른다.
그러나 신세계면세점은 DF1에 2762억 원, DF5에 608억 원을 써냈다. 신라면세점보다 DF1에서 560억 원, DF5에서 112억 원 많다. 두 구역의 입찰가격을 합쳐 운영기간 5년 임대료로 환산하면 무려 3360억 원이나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특히 얼마를 써냈는지가 경영인의 사업을 향한 의지와 결단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단순 가격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정 총괄사장의 의지는 신세계면세점의 빠른 성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지난해 3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개장 1년 반도 되지 않아 거둔 성과로 신규 시내면세점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2015년 이후 두 차례 벌어진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모두 사업권을 따내기도 했다.
관세청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고민도 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높은 입찰금액을 써낸 롯데면세점(호텔롯데)이 탈락하면서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관세청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심사결과를 특허심사에 반영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입찰평가 점수(50%)와 관세청 특허심사 점수(50%)를 합쳐 구역별로 한 사업자가 결정된다.
두 구역을 하나씩 나눠 차지할 가능성도 있지만 사실상 DF1을 차지하는 쪽이 승자라고 면세점업계는 보고 있다.
DF1은 수익성이 좋은 향수와 화장품을 취급한다. 규모도 5091㎡로 DF5의 1814㎡보다 훨씬 크다.
이부진 사장과 정 총괄사장은 현재까지 1승1패씩 주고받았다. 2016년 말 진행된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신세계면세점이 신라면세점을 제치고 사업권을 따냈으나 지난해 말 이뤄진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은 신라면세점이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