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국내 면세점시장에서 점유율 싸움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 면세점 특혜와 관련해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호텔신라와 신세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부진 정유경, 호텔신라와 신세계 면세점 경쟁 불붙어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검찰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면세산업 경쟁완화는 가속화될 것”이라며 “허가취소와 경쟁완화 가능성은 호텔신라와 신세계에 긍정적”이라고 파악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산 두타면세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경우 검찰수사 결과 로비사실이 밝혀지면 면세점 특허가 취소될 수 있고 당분간 이런 불확실성 탓에 마케팅 및 투자확대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타면세점이 적자누적으로 스스로 발을 뺄 가능성도 나온다.

김윤아 JP모건 연구원 역시 “호텔신라는 경쟁사의 면허취소 가능성이 있어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렇다 보니 검찰수사를 비껴간 호텔신라와 신세계는 다른 사업자들이 주춤한 틈을 타 점유율 다툼을 가속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호텔신라와 신세계는 모두 내년 초 문을 여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각각 DF1, DF3 구역의 사업권을 취득해 면세점 덩치를 키웠다. 면세점은 점포가 많을수록 구매력과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

호텔신라의 경우 사드보복 등 침체된 면세점 업황의 영향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지만 성장발판을 확보했다. 함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호텔신라가 2분기에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92.5%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1분기 수익도 절반 가까이 뒷걸음질했다.

하지만 4월 홍콩 첵랍콕 공항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아시아 3대 허브공항인 인천과 홍콩, 싱가포르의 면세사업권을 모두 확보한 유일한 사업자로 등극했다는 점에서 외형성장이 단기적 실적보다 주목받는다.

호텔신라는 체랍콕 공항과 인천공항의 새 면세점 시설투자를 위해 재무부담도 감수하고 있다. 5월 2천억 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하반기에 한 차례 더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 2회 공모채를 조달하는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신세계의 추격도 무섭다. 신세계는 면세점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최근 400억 원을 추가출자하는 등 면세점사업에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은 롯데면세점 49%, 신라면세점 28%, 신세계면세점 8%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5월 개장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가파르게 성장중인 만큼 당장 고전중인 호텔신라로선 무시하기 어려운 위협이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중국인관광객 감소에도 6월 하루 평균매출 35억 원을 올리며  4~5월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강남점 및 DF3구역 개장도 앞뒀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올해 면세점 실적개선으로만 전체 영업이익이 600억 원가량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유경 사장이 신세계DF로 면세점사업을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중인 만큼 운영효율화도 기대된다. 현재 신세계면세점 센텀시티점과 인천공항점은 신세계조선호텔, 명동점과 강남점은 신세계DF 아래에 있다.

신세계DF 관계자는 “신규면세점 개장 등 여러 문제가 겹쳐 추진이 늦춰지긴 했지만 통합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