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올해 안에 신세계백화점 본사를 서울 강남으로 옮긴다. 1991년부터 이어진 27년의 명동 생활을 끝내고 강남시대를 여는 것이다.

21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일부 인력을 제외한 신세계백화점 인력이 강남 센트럴시티로 이동한다. 정유경 사장의 집무실도 강남으로 옮겨간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중심 명동에서 강남으로 옮겨  
▲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이 일대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센트럴시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있는 데다 연말 신규 시내면세점도 개장하는 만큼 신세계의 중심이 완전히 강남으로 넘어가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서울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다. 지난해 8월 22개월에 걸친 증축과 리뉴얼 공사를 마쳤다.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매출을 3년 안에 2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현재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4637억 원으로 2015년보다 18.8%나 증가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거두는 롯데백화점 본점과 매출액 차이도 2015년 5220억 원에서 지난해 3962억 원으로 1천억 원 가까이 줄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센트럴시티, 지하철역이 만나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일대는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 명에 이르러 최고의 상권으로 꼽힌다.

신세계는 2012년 10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일대에서 부동산임대업을 하고 있는 센트럴시티 지분 60.02%를 사들였다.

신세계는 그 뒤 15년 만에 센트럴시티를 재단장해 전 세계 유명 식음료매장을 한데 모은 ‘파미에스테이션’과 젊은층을 위한 복합 쇼핑공간 ‘파미에스트리트’를 열었다.

파미에스테이션과 파미에스트리트가 문을 열면서 센트럴시티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더욱 늘어 이전보다 매출이 10~15%가량 늘어났다.

신세계는 2013년 4월 센트럴시티를 통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도 인수했고 지난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64.96%까지 끌어올렸다. 이미 단일 최대주주였지만 경영권을 더욱 다지기 위해 추가 지분을 확보했다.

올해 하반기에 센트럴시티 중심에 전체 면적 1만3500㎡ 규모의 신규 시내면세점도 연다. 신세계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신규 시내면세점 가운데 가장 빨리 시장에 안착시킨 만큼 센트럴시티점의 성공 역시 자신하고 있다.

정유경 사장의 집무실이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 사장의 분리경영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위드미, 신세계푸드 등 이마트 계열사들은 본사를 서울 명동에서 이마트 본사가 있는 성수동으로 옮겼다. 이마트는 성수동 중심으로, 백화점은 강남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강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본사 이전으로 백화점을 운영하는 주요 기업들이 모두 강남에 둥지를 틀게 됐다.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 본사는 소공동에 남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롯데월드타워로 옮겨간다. 그룹 정책본부가 이름을 바꾼 경영혁신실도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하면서 그룹의 중심이 잠실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본사는 현재 압구정동에 있지만 2019년에 삼성동으로 이전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서울 삼성동 휘문고등학교 근처 부지를 매입했다. 삼성동 KT&G 대치타워 옆으로 2020년 완공되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근이다.

현재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은 압구정동 금강쇼핑센터에 있다. 현대백화점은 금강쇼핑센터 2~4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룹의 위상이나 규모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