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데니이 아비오둔 미스틴랩스 공동창립자 겸 CPO가 12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수이2026: 온체인 금융과 AI 에이전트 인프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월렛과 진행한 첫 협업은 스테이블코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앞으로 탈중앙화금융을 비롯한 다른 분야로도 협업을 확대할 것이다.”

아데니이 아비오둔(Adeniyi Abiodun) 미스틴랩스 공동창립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는 12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수이2026: 온체인 금융과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인프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스틴랩스는 메타(옛 페이스북)의 디지털자산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핵심 개발진이 설립한 기업으로 독립된 인프라 네트워크(레이어1)인 블록체인 수이(Sui)의 초기 개발을 주도했다.

수이는 자산과 관련된 권한 등을 블록체인상에서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송금과 실물자산(RWA) 토큰화 등 온체인 금융 서비스를 지원한다. 최근에는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금융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수이는 앞서 8일 삼성전자와 삼성월렛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서비스 협업을 발표했다.

이번 협업은 미국 갤럭시 이용자들이 삼성월렛을 통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유에스디코인(USDC)을 보유하고 송금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비오둔 CPO는 “미국을 시작으로 앞으로 세계 20~30개 나라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현재 스테이블코인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른 형식의 자산도 이 서비스 안에서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이 측은 삼성월렛을 통한 서비스가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첫 단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비오둔 CPO는 “삼성전자와 협업은 매우 기대되는 일이며 앞으로 더 많은 성과를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며 “삼성전자가 대기업인 만큼 구체적 내용을 모두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지만 수이는 삼성전자의 다양한 서비스와 이용자 경험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 가능성도 언급됐다.

아비오둔 CPO는 “한국은 수이가 처음부터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장이며 지금도 성장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국가”라며 “한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유용하게 활용할 방안을 찾기 위해 여러 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우선 관련 규제가 확정되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금융기술이 매우 발전한 국가 가운데 하나”라며 “아직 자세히 공개할 수 없지만 여러 한국 기업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수이의 홍보 담당자가 한국어로 인사말을 준비해 발표하는 등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 아데니이 아비오둔 미스틴랩스 공동창립자 겸 CPO가 12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수이는 스테이블코인 송금뿐 아니라 비트코인을 담보로 활용하는 금융 인프라 등 블록체인 금융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수이가 최근 발표한 금융 프로토콜 ‘하시(Hashi)’는 사용자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도 이를 담보로 돈을 빌리거나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을 보유한 투자자가 이를 ‘하시’를 통해 담보로 맡기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등을 빌릴 수 있다. 비트코인을 계속 보유하면서도 이를 담보 삼아 대출 등으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아비오둔 CPO는 “헤지펀드와 국부펀드 등 여러 금융기관은 보유한 비트코인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하시는 비트코인을 투명하게 관리하면서 담보대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축한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수이 재단에 따르면 하시는 20곳 이상의 참여 기관에서 5억 달러(약 6671억 원) 이상의 자본 투입 약정을 확보했다. 이는 실제 예치되거나 운용 중인 자금이 아닌 향후 참여를 위한 약정 규모를 말한다.

아비오둔 CPO는 “기관들은 비트코인을 담보로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빌리고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실물자산(RWA) 상품에도 투자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이는 하시 등을 통해 탈중앙화금융 네트워크에서 활용되는 비트코인의 비중을 높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금은 많은 비트코인이 단순히 저장돼 있지만 이를 블록체인 금융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늘린다는 뜻으로 읽혔다.

아비오둔 CPO는 “현재 탈중앙화금융에서 활용할 수 있는 비트코인은 전체의 약 1% 수준”이라며 “앞으로 2~3년 안에 이를 5~1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아데니이 아비오둔 미스틴랩스 공동창립자 겸 CPO(맨 왼쪽) 가 12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수이는 비트코인 담보 금융뿐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금융거래를 수행하는 환경에도 대비하고 있다.

아비오둔 CPO는 “앞으로 5년 안에 기존 웹사이트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은 사라질 것”이라며 “자연어로 AI 에이전트에 요청하면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거래를 수행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 에이전트에 5달러를 쓰라고 했는데 60달러를 쓴다면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며 “AI 에이전트가 사용자가 정한 권한과 지출 한도를 지키도록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이는 AI 에이전트가 정해진 조건 안에서 안전하게 금융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