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지마켓 신사옥. <비즈니스포스트>
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지마켓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 대상 '프리오픈하우스' 행사에서 사옥을 안내하던 지마켓 관계자가 곳곳에 마련된 회의 공간을 가리키며 거듭 강조한 말이다.
실제로 신사옥에서는 모든 층마다 회의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별도의 높은 칸막이 없이 책상을 배치한 사무공간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개방형 회의 공간도 눈에 들어왔다. 직원 사이 소통과 협업을 강조해 온 장승환 대표의 경영 방침이 공간에도 반영된 셈이다.
지마켓이 16년 동안 머물렀던 서울 강남을 떠나 성수에서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지마켓은 이베이와 신세계그룹을 거쳐 알리바바그룹과의 합작법인 체제로 전환한 뒤 처음으로 사옥을 옮겼다. 새로운 경영체제에 맞춰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까지 바꾸려는 구상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마켓은 12일부터 성수 신사옥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출근길에는 주요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에게 축하 시루떡을 나눠주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신사옥 건물인 '스탈릿성수N'은 지하 6층~지상 11층, 연면적 2만9752㎡(약 9천 평) 규모의 신축 건물이다. 지마켓은 지상 3층부터 11층까지 업무공간으로 사용한다. 기존 강남파이낸스센터(GFC)에서 사용하던 4개 층과 비교하면 업무공간이 2배 이상 넓어졌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도 이 건물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까지 '스탈릿 푸드라운지'를 조성해 업무와 휴식이 결합된 공간으로 꾸몄다.
1층에는 스타벅스와 베이커리 카페가, 지하 1층에는 약 300석 규모의 푸드홀과 11개 매장이 들어선다. 입주사 직원뿐 아니라 인근 직장인과 성수 방문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사옥의 핵심 콘셉트는 '오픈(OPEN, 열린 소통)'이다. 외부적으로는 고객과 판매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내부적으로는 부서와 직급의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협업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지마켓 신사옥의 ‘스테이G’ 공간. <비즈니스포스트>
7층에는 2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 '스테이G'를 비롯해 판매자와 협력사를 위한 회의 공간이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스테이G는 임직원 전체회의뿐 아니라 판매자 대상 행사에도 활용된다. 11월에는 뷰티 판매자 200여 명을 초청해 콘퍼런스를 열기로 했다.
라이브커머스 전용 스튜디오도 마련했다. 판매자들이 상품을 소개하는 방송을 제작할 수 있도록 기본 장비를 갖추고 촬영과 방송 진행을 지원한다.
지마켓 관계자는 “오픈마켓이다 보니 판매자들과 미팅을 많이 한다”며 “회의 공간을 기존보다 55% 늘린 것도 이런 필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층 사무공간에서도 달라진 조직문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직원들의 책상 사이 칸막이를 최소화했고 곳곳에 별도 예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회의 공간을 배치했다. 장 대표가 평소 강조해 온 자유로운 소통을 업무 환경에 구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대표이사 집무실 인근 회의실에는 별도의 통역 부스도 설치됐다. 중국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해 해외 출신 임원과 글로벌사업 담당자들이 함께 일하는 조직 특성을 고려한 공간이다.
직원들의 의견도 신사옥 곳곳에 반영됐다. 직원 설문조사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았던 사내 카페를 마련했고 주요 공간의 이름과 인테리어에도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지마켓 신사옥의 칸막이를 없앤 업무 공간. <비즈니스포스트>
지마켓은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한 이듬해인 2010년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입주했다. 이베이는 2011년 G마켓과 옥션 운영회사를 합병해 이베이코리아를 출범시켰다.
2021년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지마켓의 주인이 바뀌었지만 사옥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이전으로 이베이 시절부터 16년 동안 사용한 업무 거점을 떠나게 된 것이다.
현재 지마켓의 지배구조도 2021년 신세계그룹 인수 당시와 달라졌다.
신세계그룹은 2025년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하고 지마켓을 합작법인 산하로 편입했다. 이에 따라 지마켓은 이마트 단독 지배체제에서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경영진에도 변화가 생겼다. 알리바바 계열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의 창업 멤버인 장승환 대표가 지마켓 경영을 맡으면서 알리바바의 해외 유통망을 활용한 수출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실제 지마켓은 올해를 '재도약 원년'으로 정하고 5년 안에 거래액을 2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판매자 확보와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동시에 해외에서는 알리바바의 유통망을 활용한 역직구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대표적 협력 대상은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다. K뷰티와 K패션, K푸드 판매자들의 해외 판로를 넓혀 국내 판매 중심의 사업구조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지마켓 본사 조감도. <지마켓>
지마켓 관계자는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 가운데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 수출 사업”이라며 “회사의 미래도 수출에 있다고 보고 있으며 내년에는 해외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거래액에서는 일부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마켓의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G마켓 사이트 거래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늘었다. 고객 1인당 월평균 구매금액도 12% 증가했다.
다만 거래액 회복에도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지마켓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1조3185억 원에서 2023년 1조1966억 원, 2024년 9612억 원, 2025년 7405억 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654억 원에서 321억 원으로 줄었다가 674억 원, 1217억 원으로 다시 확대됐다.
지난해 11월 이마트 연결대상에서 제외돼 알리바바와의 합작법인 산하로 편입된 이후에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마켓을 자회사로 둔 합작법인 에이지글로벌홀딩스(옛 그랜드오푸스홀딩)는 올해 1분기 매출 2296억 원, 영업손실 1199억 원을 기록했다.
지마켓 관계자는 “성수동 신사옥은 단순히 일하는 공간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지마켓이 일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새롭게 바꾸는 출발점”이라며 “오픈마켓 선도 기업으로서 고객과 판매자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가며 성수에서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